헛도는 금융.. 생산유발 제역할 못해

백상진 기자 2016. 5. 3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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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이후 부동산에 쏠려 실물경제 별다른 도움 못줘

2000년대 이후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업과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생산유발효과가 크지 않은 업종에 집중되면서 실물경제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10% 늘어나면 소비가 줄어들어 산업생산이 최대 0.2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1일 발표한 ‘국내 금융·실물부문 간 연계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에서 “금융산업이 금융서비스를 통해 실물부문에 생산을 유발하는 효과가 2000년 이후 정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의 자금중개기능이 산업생산을 늘리는 데 실패한 것은 자금 배분이 비효율적인 게 원인으로 꼽혔다. 도소매 음식숙박 부동산 등 생산유발효과가 크지 않은 사업에 자금이 몰린 탓이다. 이들 업종에 대한 지원액 비중은 2000년 23.7%에서 2013년 34.2%로 증가했다. 또 은행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을 늘리고 기업대출 부실 관리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등 직접 자금조달에 적극 나선 점도 금융과 실물경제의 연계고리를 약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는 실물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이 늘어나면 소비가 늘어 산업생산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지만, 최근에는 이자 부담 때문에 소비를 줄여 결과적으로 생산도 줄어드는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한은은 원리금 상환 등 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이 10% 늘어나 가계소비가 줄어들면 산업생산이 최대 0.22%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권의 기업대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 올해 1분기 은행과 제2금융권이 기업에 빌려준 자금은 15조7000억원 늘어나 전 분기(11조5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 대출금은 8조9000억원 늘어 전 분기(10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지만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 수출입은행의 대출금이 6조8000억원 증가해 전 분기(1조3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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