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3대 관전포인트] "집, 살까말까" 잠 못드는 밤
< 포인트 1. > 치솟는 전셋값, 집값 올릴까전셋값 6천만원 올라 4억인데.. 집값은 1억 떨어져 4억8천만원서울·수도권 전세가율 63% 역대 최고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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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택시장이 올 들어 거래가 조금씩 늘고 호가도 상승하는 등 과거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라면 올 상반기 주택시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오른 전셋값이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과 함께 재건축, 리모델링 등 도심재정비사업이 올부터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도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른바 시장전문가들이 꼽는 올해 수도권 주택시장의 3대 변수다. 파이낸셜뉴스는 이들 변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진단 및 전망하는 시리즈를 3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 기획연재 [주택시장 3대 관전포인트]
올해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가장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단연 '전셋값 상승세 지속 여부'가 꼽힌다. 지난 2011년부터 서울 지역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한 전셋값은 이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1년 수준까지 근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올봄 성수기에 전셋값이 추가로 오를 경우 그동안 주택구입을 미뤘던 전세수요자들이 매매수요로 돌아서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에 정부가 정책자금까지 확대하고 있어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과거와 달리 소득수준에 비해 이미 집값이 많이 오른 데다 실수요자 머릿속에는 "이제 주택으로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어 급등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전세가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집값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치솟는 전셋값에 매매 전환 늘어
서울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전용면적 84㎡에 전세로 거주하던 김진숙씨(43)는 지난달 말 재계약을 앞두고 이 단지에서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서둘러 매입했다. 지난 2012년 2월께 이 아파트를 전세금 3억4000만원에 계약했지만 집주인이 이달 말 재계약을 앞두고 보증금 6000만원을 올려줄 것을 요구하자 아예 급매물로 나온 똑같은 아파트를 매입한 것이다. 김씨는 "처음 계약할 2012년에는 이 아파트 매매가가 5억8000만원 정도 했는데 1억원 가까이 떨어진 데 반해 전셋값은 6000만원이나 올라 전셋값이나 사는 값이나 1억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더라"며 "전셋값을 올려줄 돈을 마련하는 김에 자금을 좀 더 마련해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첫 계약 당시 전세가율이 58%였지만 2년 새 전세가율이 80%에 달하자 아예 집을 사기로 한 것이다. 김씨 입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취득세율도 낮아지고 금리도 역대 최저수준이어서 큰 부담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지난 2001년에는 김씨처럼 전세수요자가 매매수요자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급등했다. 2001년(19.19%)부터 2002년(29.17%), 2003년(10.09%)까지 3년 동안 무려 58.45%가 올랐다.
이처럼 전셋값 상승세는 주택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수요가 많아지고 이로인해 집값이 다시 상승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세가율 2001년 수준 넘어서
올 1월 말 기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세가율은 63.3%다. 지난 2002년 7월(63.8%) 이후 11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1년 10월의 67.7%에 근접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전세가율은 2009년 1월 39.8%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꾸준히 오르면서 2011년 1월 46.9%, 2012년 52.7%, 2013년 56.8%로 해마다 급등하고 있다. 수원 장안구(71.5%), 수원 영통구(71.0%), 군포(71.6%), 의왕(70.6%), 안양 동안구(70.0%) 등 일부 지역은 이미 역대 최고치를 훌쩍 넘었다.
서울은 전세가율이 올 1월 기준 62.1%를 기록하고 있다. 2002년 5월(62.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대 최고는 2001년 9월 64.6%였다. 아직 수치상으로는 2001년 역대 최고치에 못 미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곽창석 ERA코리아 소장은 "서울 전세가율이 62%라고 하지만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이 유독 낮은 노후 아파트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80%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의 한 중개업자도 "전세가율이 아직 2001년 때보다 낮아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이르다고 하는데 이것은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실제 서울지역에서 25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를 뺀 전세가율만 따지면 2001년 때를 훨씬 웃도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서 성북구(69.7%), 강서구(66.3%), 서대문구(66.3%), 관악구(66.2%), 동작구(65.5%), 성동구(65.1%) 등은 이미 역대 최고치(64.6%)를 넘어선 상태다.
■올 입주물량 작년보다 소폭 증가
그나마 올해 수도권 신규 입주예정 물량이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신규 입주예정 가구는 10만8418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8만4298가구에 비해 2만6000여가구가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3만5174가구가 예정돼 2011년 이후 3년 만에 3만가구를 넘기게 된다. 경기 지역도 6만3037가구에 달해 지난 2011년(6만3635가구) 수준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예년과 비교하면 아직도 크게 부족한 물량이어서 전세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수도권에서는 지난 2008년 15만7679가구를 시작으로 2009년(15만7789가구), 2010년(16만9174가구), 2011년(12만2434가구), 2012년(10만7942가구)까지 해마다 10만가구를 훌쩍 넘는 물량을 기록했다.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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