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띄우는 '강남 재건축'..투자가치 있나?

지영호 기자 2014. 1. 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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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 용적률 완화 등 호재 이어져 수천만원씩 호가 상승

[머니투데이 지영호기자][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 용적률 완화 등 호재 이어져 수천만원씩 호가 상승]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서울 강남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일제히 호가를 높이고 있다.

 취득세율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에 이어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완화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규제가 완화돼서다. 다만 집주인들의 호가 인상에 따라 매수자의 희망가격 차이가 벌어지면서 거래도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다.

 14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온 강남구 선릉로(옛 개포동) 개포주공2단지 54㎡(이하 전용면적) 호가는 9억4000만원. 지난달까지만 해도 해당 매물 호가는 8억5500만원이었다. 한달새 8500만원이나 올려 내놓은 셈이다.

 20㎡ 호가는 1개월 전에 비해 2000만~3000만원 뛴 4억6000만원 선이다. 47㎡ 역시 8억~8억3000만원을 호가한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 20㎡는 지난해 12월 4억2000만원과 4억36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47㎡는 지난해 10월 7억4000만원에 거래됐었다. 최고 10% 안팎 호가가 뛴 것이다.

 이처럼 호가를 높이는 가장 큰 이유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법안이 폐지됐기 때문이란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개포주공2단지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양도세 면제 혜택이 없다는 이유로 다주택자 매물은 1주택자에 비해 2000만~3000만원 저렴했다"며 "지난해 말로 1주택자 매물이 소진되고 거래가 부진했던 다주택자 매물이 슬그머니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지난해 말 다주택자 보유 시세 수준으로 문의하던 수요자들이 높아진 가격에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귀띔했다. 실제 호가 상승으로 거래는 뜸해졌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등록된 지난해 12월 개포동 아파트 거래건수는 80여건인데 비해, 이달들어선 이날 현재 단 2건에 그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집주인으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는 의견이다. 개포주공2·3단지와 개포시영이 지난해 건축심의를 통과, 사업시행인가를 앞두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여기에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선까지 완화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도 분위기를 띄웠다고 지역 중개업계는 설명했다.

 강남구 삼성로(옛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최근 호가가 뛰었다. 이 아파트 76㎡의 경우 1개월전 7억7000만~8억원에서 최근 8억~8억2000만원까지 호가가 뛰었다. 7억원대 매물이 일부 있지만 융자가 많거나 층수가 나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

 이 지역 R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강남 재건축에도 볕들 날이 왔다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다만 구매 희망자들의 요구가격이 5000만~8000만원 가량 낮아 거래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은마아파트 거래건수는 3건 정도다.

 공인중개사들은 그러면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가격이 충분히 반영돼 있고 실제 추가분담금 편차도 크기 때문이다. 강남 일대 중개업계와 재건축 조합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같은 면적의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단지별 추가분담금이 1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데 비해 시세차는 5000만원 이하인 면적대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아무리 건물의 감가상각을 고려하더라도 입지적으로 개포주공을 강남 대표 단지인 도곡렉슬에 견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은마아파트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보다 입지나 선호도에서 반드시 높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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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기자 tel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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