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공제' 얘기에 집주인 "월세 올리겠다"

이슈팀 최동수 기자 2013. 8. 3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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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슈팀 최동수기자]

(서울=뉴스1) 손형주 기자 = 1일 서울 송파구 잠실의 부동산중개업소 밀집 지역에 매물 시세표가 붙어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단독·연립 등 주택의 전세가격이 전달보다 0.52% 상승해 2011년 10월 0.86%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주택 매매가격이 0.24%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2013.8.1/뉴스1

# 주부 A씨는 얼마 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0만원 짜리 '반월세' 집을 계약하면서 서러운 일을 당했다. 당초 자신의 이름으로 계약을 맺으려고 했다가 월세 소득공제가 늘어난다는 얘기를 듣고 직장을 다니는 남편으로 계약자를 바꾸려고 한 것이 화근이었다. 계약자 명의를 바꾸려는 이유를 묻는 집주인에게 "소득공제 때문"이라고 답하자 집주인은 "소득공제 신고하면 국세청에 내 소득이 잡혀서 세금이 늘어난다"며 "그럴거면 월세를 더 올려야겠다"고 했다.

'미친 전·월세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지난 28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 방안'(8.28 전월세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누리꾼들은 대책의 많은 부분이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책을 통해 정부는 월세 세입자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현행 50%에서 60%로 10%포인트 늘리고, 소득공제한도도 연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소득원 노출을 꺼리는 집주인들의 반발을 고려할 때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원룸에 살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월세 소득공제는 거의 힘들 것"이라며 "원룸 같은 경우 집주인이 임대사업자 신고를 대부분 하지 않기 때문에 소득공제 관련 서류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공제 받으려고 하면 집주인이 월세를 더 올리겠다고 큰소리 치는 게 현실이다"라고 했다.

이밖에도 정부는 △취득세율 인하 △근로자·서민 구입 자금 지원 대상의 확대 △1%대의 낮은 금리로 자금 지원(수익 공유형 모기지·손익 공유형 모기지) △장기 주택 모기지 활성화(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방식·모기지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확대) 등의 대책을 내놨다.

또 임차시장의 수급 안정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보유 미분양 주택 1300호 전세로 공급 △연 11만호 공공임대주택 공급 △민간 매입 임대 사업자 혜택 확대(저리 융자·양도세 혜택·소득세 법인세 20%감면) 등의 방안도 마련했다.

주택 매매 의사가 있다는 한 누리꾼은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정책인 것 같다. 진작에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전세 살다 보면 2년마다 이사비와 부동산비를 계산해 보면 재산세보다 많이 나오는데, 취득세 인하에 모기지론까지 해주면 안 살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서민이라고 밝힌 다른 누리꾼은 "전·월세 대출은 참 좋은 정책이지만 소득에 따라 대출을 해주는 지금의 대책은 있는 자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돈 못 버는 서민들은 소득이 없어 전세나 월세에 대해 대출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임대 주택을 구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해도 비싼 건 마찬가지다"라며 "이번에 LH에서 나온 10년 공공 임대 아산 탕정 1-A7블럭 구24평 아파트도 보증금 4880만원에 월 54만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도권이나 광역시도 아닌데 너무 비싸다"며 "임대료 책정 기준에 문제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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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슈팀 최동수기자 firefly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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