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전망] 수도권 집값 상반기 바닥 찍을 듯
부동산 전망
지방은 하반기 하락 가능성…전셋값 완만한 상승세 지속
수익형 투자, 수익률이 관건
새해 주택시장은 지난해와 같은 침체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역별로 매매·전세가격의 온도차가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도권은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 회복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지방은 상반기까지 호조세를 이어가다 하반기 하락세에 접어드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궤도를 그릴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는데다 정책 변수로 투자 심리가 크게 살아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셋값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수도권-지방 표정 갈려
올해 집값은 상반기까지는 횡보장세를 보이다 하반기 거시 경제 흐름과 정책에 따라 지역별 표정이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처리 등의 문제가 당분간 계속돼 수도권 시장은 상반기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반기에 거시경제가 회복되고 공급 물량이 조절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 하반기부터 광역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수년간 집값이 꾸준히 오른데다 신규 물량도 과잉 공급된 탓이다. 다만 세종시, 혁신도시 등 개발재료가 남아 있는 지역의 중소도시는 상승 여지가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셋값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수도권의 경우 매매가격이 약보합세인데다 전세가격도 최근 3~4년간 급등한 상황이어서 더 이상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재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일부 단지 주변으로 국지적인 전세난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대로 지방은 세종시, 혁신도시 등을 제외하면 전세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소형 아파트 등 내 집 장만 적기
상반기에도 부동산 투자는 '소액, 소형' 트렌드가 유지될 전망이다. 올해 수도권 집값이 바닥을 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수요자들이라면 내 집 마련에 나설 만한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곽명휘 국민은행 스타PB센터 팀장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은 도심의 소형 역세권 아파트 등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시세보다 낮은 가격의 물건을 고르되 무리한 대출을 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임대 수익이 목적인 수익형부동산도 최근 수년간 과잉 공급으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는 견해가 많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주 수요층인 20~30대의 취업률·실질 소득 감소로 수요가 줄어 수익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원룸보다는 투룸 등 신혼부부가 거주할 수 있는 면적이 오히려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개발 호재가 있는 지방 중소도시 물량과 시세가 크게 떨어져 있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등도 새해 투자해 볼 만한 대상으로 꼽았다.
◆실물경기·정책이 변수
새해의 부동산 투자 심리는 실물 경기 여건과 정책 방향성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과거에는 금리 수준이나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을 좌지우지했지만 최근엔 미래의 안정적 소득과 일자리 수준이 보장돼야 집을 산다"며 "금리 수준과 상관없이 실물 경기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취득세·양도세 감면 조치 연장이 새 정부에서 국회를 빠르게 통과해야 거래 공백이 최소화될 것"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분양가상한제 등이 폐지된다면 시장 분위기가 더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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