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연기에 건설시장 일제히 '불만'

조민서 2010. 7. 2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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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정부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거래 활성화 대책'을 무기한 연기했다. 논란의 핵심이 됐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에 대해 이렇다할 결론을 내놓지 못하자 시장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21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과천정부청사에 모여 '주택거래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관계장관회의를 가졌다. 당초 22일로 예정돼 있던 활성화 대책 발표가 하루 앞당겨 진행됐지만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특히 이번 활성화 방안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졌던 것은 'DTI 규제 완화' 때문이었다. 세부 방안이 나오기 전부터 'DTI규제 완화'를 점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10%' 완화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나온 상태였다.

그러나 DTI는 물론이고 '4.23 거래 활성화 방안'의 후속조치라 할 만한 내용이 하나도 나오지 않자 건설업체들은 일제히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렸다. 한 관계자는 "이전에 발표된 4.23 대책이 실효성이 없어서 이번에는 뭔가 획기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며 "시간이 충분히 있었을 텐데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평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금융권에서는 가계 자산건전성 차원에서 접근해 DTI를 못 풀겠다고 하는데 부동산쪽 상황은 그만큼 심각하다"며 "DTI를 풀어준다고 당장 위축됐던 거래가 살아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 개포동의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워낙 시장이 좋지 않다. 집을 사서 이사를 가야 전월세 시장도 돌아가는 건데, 돈이 없어서 집을 못사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기 보다는 뭔가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요구사항은 한마디로 규제를 최소화해달라는 것이다. 특히 DTI규제가 풀리면 그만큼 은행에서 주택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커지게 돼 위축된 주택거래가 활성화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로 대표되는 투기지역 DTI는 40%, 비투기지역은 50%다.

그러나 DTI 규제완화가 가계 부채를 늘려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침체된 시장을 살리기 위한 묘책으로 'DTI 완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송파구 잠실의 W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금리인상이든 활성화 방안이든 시장이 얼어붙은 채로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며 "정부가 지금이라도 시장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있을 정부의 추가 현장조사에서만큼이라도 시장의 반응을 명확히 파악할만한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현실적인 시장파악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데이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주택소유자나 입주자, 무주택자 등 다양한 대상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택거래 의사, 소비자 특성 등을 데이터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DTI를 예로 들었을 때, 몇 %를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체계적인 시뮬레이션을 마련해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수렴도 보다 광범위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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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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