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융합 걸림돌은? 인재·기술·인프라 모두 '下'등급

박준호 2010. 7. 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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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정부는 21일 2015년 5대 IT융합 강국 도약을 목표로 범부처 차원의 IT융합 확산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범정부 차원의 IT융합 확산을 위한 지원책은 IT융합을 주도할만한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IT융합 핵심부품의 취약한 기술력, 낙후된 IT융합 생태계로 인해 기존 제품·서비스 및 공정 혁신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불가능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처방인 셈이다.

◇IT강국 외치지만 IT융합 인재양성은 취약

실제로 지경부에 따르면 IT융합 시장에서 고객의 니즈를 적시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획과 설계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이 2007년 융합시장 및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 설계능력을 나라별로 비교한 결과, 한국(2.49)은 IT융합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3.90)과 일본(3.55)에 크게 뒤쳐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IT융합은 자동차 등 주력산업과 IT의 물리적 결합 위주로 이뤄지는 실정이어서 휴대전화에 컴퓨터 기능을 결합한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 모델 개발단계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직능개발원에 따르면 IT융합인력 수요는 지난해 2701명에서 2011년과 2013년에는 각각 3057명, 3489명으로 증가할 전망이지만 IT융합형 인재도 부족한 실정이다.이로 인해 건국대, 서울대 등에서 3D 유비쿼터스 패션(3D인체, 3D패션, 가상코디, 가상피팅 등)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기업에서 이 기술을 활용할 인재가 없어 사업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또 국내 한 S자동차사가 1개 차종개발에 40~50개의 ECU(전자제어장치)가 필요해 완성차의 개발표준을 부품업체에 배포했지만 부품업체에서 개발.테스트 역량이 부족해 개발에 차질을 빚었다.

◇IT융합 핵심부품 기술력 취약해 국산화율 저조

IT융합 핵심부품을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는 문제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는 IT융합의 핵심기술로 상황을 인식하는 센싱(Sensing), 인지한 정보를 전달하는 네트워킹(Networking), 상황을 분석하는 컴퓨팅(Computing), 정보분석에 따른 결정을 실행에 옮기는 액추에이팅(Actuating)의 기술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IT융합 기술수준은 IT융합 최고국인 미국과 평균 2.7년(78.7%)의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센싱은 3.1년(78.7%), 네트워킹은 1.9년(83.5%), 컴퓨팅은 2.7년(77%), 액츄에이팅은 3.2년(75.1%)으로 조사됐다.

특히 감성, 실감, 안전 등의 구현을 위한 필수 기술로 지능형 센서 수요가 지난해 94억 달러에서 2014년 154.8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지만, 국내 센서생산은 국내 시장규모(27.3억 달러)의 약 25% 규모에 불과할 뿐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국내 센서 생산업체가 수입된 제품의 가공·조립 생산에 의존하는 중소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휴대전화의 음성·데이터를 특정한 이동통신 방식으로 변환·전송해 주는 네트워킹 핵심부품인 베이스밴드모뎀(Baseband Modem Chip)도 무선 네트워킹 원천기술 부재, 업계협력 부족 등으로 상용화에 실패해 현재 국내 기업들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자동차, 휴대전화 등의 시스템 핵심기술인 시스템반도체 역시 연평균 7%이상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지만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0%로 미국(55.4%), 일본(22.4%), EU(11.3%)보다 떨어진다. 이같은 기술경쟁력 부족으로 2008년에 각 제품별로 수입한 핵심 시스템반도체는 휴대전화 61.1억 달러, DTV 11.3억 달러, 자동차 10.6억 달러에 달한다.

제품을 지능화·시스템화하는 핵심 기술로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의 제조업 분야에서 활용이 급증하는 임베디드SW 역시 기술력과 인력 부족으로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임베디드SW 국산화율(2008년 기준)은 휴대전화 15%, 국방 10%, 자동차 5%, 로봇 5%, 조선 4%이다.

◇IT융합 생태계 '낙후'

산업간 협력기반이 미흡하고, 시험·인증, 표준, 통계 등 융합 인프라 부족으로 국내 IT융합시장 형성자체가 지연되는 문제점도 정부가 시급히 개선해야할 과제이다.

수요기업과 IT기업간 협력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협력기반이 취약한 상황이다. 실제로 전장화를 통한 IT융합이 가속화되는 자동차 역시 EU와 일본에서는 도요타(도시바), BMW(인피니언) 등의 선진기업들이 자국내에서 기업간 협력을 통해 핵심부품을 공급받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와 IT업계간 협력은 미흡하다.

또 IT융합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IT융합이 촉진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미 KT가 'u-건강지킴이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비트컴퓨터가 '독도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의료IT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u-헬스(Health) 시장이 원격진료에 대한 제도상 근거 미비로 자칫 시범사업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밖에 융합 신제품에 대한 시험·인증 시스템, 테스트베드, 표준, 통계 등 융합 인프라 부족으로 융합기술 상용화가 더디거나 정부 부처간 협력이나 연계 부족으로 성과창출이 미흡한 실정이다.

정만기 지경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우리나라는 스마트폰과 같은 혁신적인 IT융합제품을 기획.설계하는 창의적 역량이 부족해 IT융합은 아직 자동차 등 주력산업과 IT의 물리적 결합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IT융합의 핵심기술 수준이 낮아 국내 IT융합시장이 성장할수록 핵심 IT융합 부품은 외산제품에 의존하는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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