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좌초땐 기업·혁신도시 '반사이익'?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일원의 세종시 수정안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역균형발전 3대 정책인 세종시와 기업도시 및 혁신도시 건설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기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계획을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바꾸는 내용의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으나 여당내 일부 의원들이 수정안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절반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키로 했던 세종시 수정안이 백지화될 경우 이와 연계해 추진돼 온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건설사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의 경우 입주기업에 대한 원형지 우선 공급 등의 인센티브는 없어지지만 '세종시 블랙홀'의 역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세종시 안갯속으로 기업은 어디로

22일 열리는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회 소속 31명 의원 가운데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 12명과 여당 내 친박계 의원 9명이 모두 행복도시 수정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면 수정안은 부결된다. 수정안이 부결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추진해 온 '부처이전 백지화'는 물거품이 된다. 또 행정중심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바꾸려던 계획도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이렇게 되면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세종시로 이전하려던 기업들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기업의 세종시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인센티브로 제공키로 했던 각종 세제혜택 확대 방안과 원형지 공급방안도 취소돼 세종시로의 이전에 따른 메리트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원형지는 세종시로 기업의 이전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개발(조성) 이전 토지를 원가대로 공급하는 땅을 말한다. 기업은 이 땅을 싸게 구입해 개발계획을 세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개발된 공공택지를 구입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더 큰 이득이 된다.

더욱이 22일 세종시 수정안이 상임위에서 부결된 뒤에도 여당의 수정안 본회의 심의 요구가 계속되면 기업들의 세종시 이전은 더욱 모호해 진다. D사 관계자는 "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이라며 "세종시 건설에 참여했던 회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도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혁신·기업도시 기업유치에 유리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본 회의 심의 여부를 두고 여야가 대립을 하더라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행복도시의 공정률은 당초 계획 수준인 26.98%다. 3000여가구의 주택을 짓는 '첫 마을' 1단계 사업은 현재 8층가량 건물이 올라갔으며 총리실을 비롯한 1단계 청사는 3∼4층가량 공사가 진행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민영 아파트 부지를 매입한 건설사들은 중도금을 납부하지 않아 해약이 됐지만 전체 부지 조성이나 첫 마을 건립, 공공청사 건립공사 등은 당초 계획대로 공정률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세종시 수정안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거나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면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는 상대적으로 기업을 유치하는 데 유리해진다. 22일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면 혁신·기업도시에 입주하는 민간에 원형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도 같이 백지화돼 입주기업에 대한 메리트가 줄어든다. 하지만 기업에 막대한 혜택을 주기로 한 세종시 수정안의 '역풍'에서 벗어나 기업 유치에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victoria@fnnews.com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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