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세종시와 맞물려 4대강 공사 진행 빨라
◆ 4대강 어떻게…현장을 가다 ③ ◆
14일 오전 경부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40번 국도를 타고 충남 공주시로 진입해 5분 정도 가니 공주시를 가로지르는 금강변에는 포클레인 여러 대가 한창 지반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준설토 적치장도 여러 곳이 눈에 띄었다. 공주시 강변도로인 32번 도로에서는 속도를 내며 달리는 덤프트럭이 심심찮게 보인다. 자연습지였던 곰나루 백사장 일대도 이미 공사판으로 변한 지 오래였다.
강 입구 언저리에는 '국가 하천 금강'이란 표지판과 함께 '근조 4대강 반대 문수스님 소신공양'이란 플래카드를 함께 볼 수 있다.
32번 도로를 타고 하류로 5분 정도 내려가면 금강 7공구 금강보 공사 현장이 나타난다. 강 중앙에 갈색 철근빔으로 가물막이를 둘러 강물을 막고 공사를 하는 현장으로 장마철 전 가물막이를 철거하기 위해 포클레인과 굴착기 10여 대가 바쁘게 움직인다. 길이가 20m는 족히 될 듯한 수십 개의 철근빔으로 두른 공사현장은 잠실운동장 넓이 정도의 큰 규모다.
강을 가로지르는 금강보는 3분의 2 정도가 모습을 드러낸 상태며 현재는 높이 올리기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가물막이 안에는 보 공사가, 가물막이 밖으로 보이는 강변 녹지에는 땅고르기 작업이 한창이다. 공사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강변엔 몇 시간 전 내린 비로 잡초가 무성해 표토공사가 완료된 현장과 대조를 이룬다.
4대강 공사 금강 유역은 총공사비가 2조4000억원으로 강물을 막는 보가 총 세 곳이 생긴다. 부여시 일대 부여보와 공주시의 금강보, 세종 행복도시 근처 연기군의 금남보다. 세종시 방면의 금강살리기 행복지구 1, 2공구의 금남보는 공사가 제일 먼저 시작된 만큼 가장 앞선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 연기군 금남보 공사 진행 빨라
= 공주시에서 96번 도로를 타고 20분을 달려 도착한 연기군은 행정복합도시 공사와 금강 4대강 공사까지 더해져 사방이 공사장이었다. 현재 금남보의 공사 진척 상황은 38.5%로 보 공정률만 따지면 65%에 달할 정도다. 1공구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의 이신호 차장은 "지난해 7월 공사를 시작했고 금강 첫 사업이란 상징성이 있는 만큼 완성된 모습을 일찍 보여줄 수 있도록 올해 말까지 공정률을 73%까지 올리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완공 목표 시점 역시 2011년 12월에서 6월까지로 앞당겨졌다.
행복지구 1, 2공구가 사업이 빨리 진행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세종시 사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개발계획에 하천 정비 사업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공사가 시작됐다.
보 공사 역시 연기군 일대가 상류 쪽인 점을 감안해 금남보는 다른 보에 비해 낮게 설계됐다. 상류부터 보가 높이 설계되면 하류의 수량 확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보 규모가 작다보니 철근빔 대신 모래포대로 가물막이를 해 물길을 차단하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강이 위치한 충남ㆍ북 지방자치단체장 중 다수가 4대강 사업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긴 했지만 아직까진 현장엔 동요하는 분위기가 없다. 지자체장이 합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준설토 적치장 불허가 문제도 준설공사가 거의 끝난 금남보 같은 경우에는 실효성이 작다. 현재 행복지구 1, 2공구에선 200만㎥가량의 준설토 파내기 공사가 끝났으며 준설토 적치장도 모두 확보됐다.
◆ 환경ㆍ수질문제로 반대 많아
= 충남 지역에서 4대강 반대 운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환경단체와 불교단체에서는 환경파괴와 수질문제, 문화재 훼손 문제 등을 들어 4대강 사업 반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하면 유속이 느려지고 물이 고여 수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고 준설공사로 하천 밑바닥을 파내면 생태계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쪽에서는 홍수 방지를 위해서는 보 설치가 필수적이며 하천 준설을 통해 수심을 깊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반대론자들은 홍수 피해가 높은 지역은 4대강 본류와는 상관없는 산간계곡과 지류하천 일대라고 4대강의 홍수 예방 효과를 일축한다.
금강보 공사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공주 영은사 금강선원에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소신공양(분신)한 문수스님의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이곳 만한루에서 보면 금강살리기 사업 도중 나올 오탁수를 막기 위해 설치한 모래포대가 수십 m 이어져 강을 가로지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직까지 공주 일대 충남 주민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공주시에 거주하는 전말봉 씨는 "금강의 장점 중 하나가 자연습지와 모래사장이 많아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는 것인데 4대강 공사로 강을 무작정 파헤치다보니 금강 특유의 모습이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주·연기 = 김제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