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주택시장] "선택적 금융규제 완화 필요"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오진희 기자] 최근 들어 주택시장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건 그만큼 꺼내들 해결책이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건설업체들은 대출규제 등 각종 부동산 정책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주택시장이 회복 될지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금융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는 출구전략과는 배치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선뜻 꺼내들기도 어려운 카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개최한 비공개 부동산정책 간담회에서 당분간 관련 규제를 지속하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주택시장 붕괴에 대한 경계감이 없을 리 없다. 거래침체로 부터 시작된 주택시장 붕괴는 주택건설 업계의 부도 도미노와 금융사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침체의 골이 깊은 주택시장을 되살리려면 주택거래의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최소한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거론되는 최소한의 정책은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금융규제를 완화해 주는 방안이나 지방을 중심으로 양도세감면 혜택 연장 등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건설사가 할인분양을 하더라도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갈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며 "자금을 돌게 하려면 첫 주택 구입희망자나 기존 집이 안 팔려 입주를 못한 수요자들에게 포커스를 맞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금융지원 없이 집을 사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무조건적인 DTI 50% 적용보다는 수요층별로 좀 더 세분화된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금융경제연구실장도 "외환위기 당시 각종 세제 완화 등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이 나왔던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며 "금융규제 완화와 양도세 감면 혜택의 연장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택지의 민간공급 물량을 확대해 민간부문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제안도 나왔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위례신도시 등 입지가 좋고 시세차익이 보장된 공공분양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민간 분양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인 만큼 공공택지의 민간공급 물량을 확대도 고래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리스크 많은 건설사의 퇴출과 철저한 시장원리를 적용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변성진 미래에셋 건설부문 애널리스트는 "정상적인 재무구조상 영업이익은 5%, 순이익은 3~4%는 돼야하는데 순이익 1%밖에 안 되는 건설사들이 많아졌다"며 "능력이 안 되는 업체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주택시장의 문제를 회복하려면 최소 1년 이상은 걸린다"면서 "기업은 할인 분양 등 자구책을 빠른 시일내에 강구해 재고자산의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택업계 경영위기와 관련, 봉희룡 한화건설 전무는 "대출 규제로 거래 정상화를 꾀하는 한편 신규 시장에 대해 양도세 및 취득·등록세 감면 연장 등을 실시, 주택수요를 늘려야한다"며 "기존 계약자가 해약을 해 건설사가 보유중인 미분양 물량도 감면대상이 포함시켜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위례신도시 등 보금자리주택에 비해 민간주택사업자의 분양가는 경쟁력이 없으며 수도권 공급물량 마저 넘친다"며 "정부에 기대기 보다는 공급을 줄이고 분양가를 낮추는 정상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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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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