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비비고 만두'의 고향 CJ 인천 냉동식품 공장 가보니

이현석 2019. 4. 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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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공정으로 품질관리 철저.."올해 만두 매출 1조 목표"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만두는 명절마다 가족이 둘러앉아 만드는 음식이었다. '만들어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냉동만두는 보통 지갑이 가벼운 군인들이 주로 사먹는 인스턴트 식품이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출시 5년 만에 이 같은 냉동만두에 대한 인식을 송두리째 바꿨다. 좋은 맛과 높은 품질을 앞세워 단숨에 국내 만두 시장을 장악했고, 냉동만두를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세계적 음식의 반열에 올려놨다.

'비비고 만두'는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CJ제일제당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놨을 뿐만 아니라 실적 면에서도 '효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실제로 '비비고 만두'는 전년도 매출 6천4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3천420억 원의 매출을 글로벌 시장에서 올리며 대표적 'K푸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미국 시장 매출은 2016년에 1천억 원을 달성한지 불과 2년 만에 2천400억 원을 기록하며 2배 이상 성장했고, 중국시장 매출도 2015년 70억 원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500억 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에 대한 인식을 '설탕 회사'에서 '비비고 회사'로 바꿔놓을 만큼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비비고 만두'는 CJ제일제당 인천냉동공장에서 만들어진다. 국내 물량은 이곳에서 모두 생산되며, 해외 물량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해외 공장은 플라톤 등 미국 4곳, 베이징 등 중국 2곳, 독일·러시아·베트남에 각각 1곳 등 총 9곳이다.

비비고 만두가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보기 위해 17일 오전 직접 찾은 CJ제일제당 인천냉동공장은 직원들이 생산된 제품들을 대기 중인 화물 트럭 안에 정신없이 싣고 있었다. 하루에 100여 톤을 생산하는 이곳은 연면적 2만2천236㎡의 부지에 17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CJ제일제당 인천냉동공장 전경. 우측 건물에서 비비고 만두가 생산된다. [사진=이현석기자]

공장에 들어가는 과정은 험난했다. 먼저 전신을 덮는 위생복을 입었다. 머리카락 한 올도 겉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헤어캡을 썼고, 그 위에 위생모까지 착용했다. 이후 먼지롤러로 방진복의 먼지를 꼼꼼히 떼어냈고, 손을 씻고 말린 후 다시 한 번 손을 소독했다.

마지막으로 '에어샤워 부스'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좌우에서 강한 바람이 분출돼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먼지를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복잡한 과정을 거친 후 들어선 공장 내부 모습은 생각보다 더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전처리 작업장으로 향하기 전 방문한 재료 창고에는 신선한 원자재가 질서정연하게 보관돼 있었고, 작업장 역시 고기와 부추 박스가 보기 좋게 놓여 있었다.

'비비고 만두' 제조 공정은 ▲전처리(이물선별·절단·손질·세척) ▲성형(제면·만두성형) ▲증숙 ▲동결 ▲포장의 5개 단계로 진행됐다.

CJ제일제당 공장 관계자는 "혹시 모를 박스 조각 혼입을 막기 위해 작업장에는 박스를 해체한 후 내보낸다"며 "원자재는 냉장·냉동을 가리지 않고 보통 공급 후 1~2일 이내 모두 소진된다"고 설명했다.

전처리 작업장에서는 만두속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야채와 고기를 썰고 세척하는 과정과 혼합해 만두속으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먼저 야채는 공급 과정에 세척을 한 차례 진행한 제품을 공급받지만, 기계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끗하게 세척한 뒤에야 절단 작업이 수행됐다. 절단된 야채는 X레이 기기에 들어가 이물이 포함됐는지 점검받은 후 다시 한 번 세척됐다. 고기 또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절단이 완료된 재료들은 공장 안으로 들어와 '비비고 양념'과 함께 섞여 만두속으로 완성됐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닿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계에서 걸러져 자동으로 트레이에 담긴 재료를 다음 공정으로 이동해 주는 것이 전부였고, 나머지 모든 과정은 자동화 공정으로 처리됐다. 이 같은 자동화 처리가 균일한 품질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인 듯 했다.

성형 공정에서는 만두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 만두피 반죽은 보통 밀가루 한 뱃지(300kg) 단위로 만들어지는데, 간과 탄력을 위해 염수를 이용해 반죽됐다. 반죽 완료된 만두피는 성형 라인으로 보내져 만두속이 넣어졌고, 스테이플러를 연상시키는 기기가 만두 윗편을 정확하게 눌러 완벽한 모양의 만두를 만들어냈다.

비비고 왕교자 만두가 증숙 공정을 거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성형을 마친 만두는 증숙·동결 라인으로 향했다. 만두는 100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약 5분 동안 쪄진 후 증숙 라인 다음에 연결돼 있는 동결 라인에서 영하 35도의 온도로 18분 동안 빠르게 얼려졌다. 특히 증숙 라인에서 동결 라인으로 옮겨지는 시간 동안 자연적으로 동결에 적당한 온도로 식혀졌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공장 관계자는 "99도로 찐 만두를 바로 얼려버리면 식감이 퍽퍽해진다"며 "기계에도 무리가 간다"고 설명했다.

성형을 마친 만두는 바로 포장 라인으로 이동해 상품화됐다. 이 과정에서 다시 한 번 X레이 점검이 실시돼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 자동으로 라인 바깥으로 튕겨나왔다. 포장 중량이 높거나 낮을 경우에도 자동으로 재검사 과정을 거쳤다.

CJ제일제당 공장 관계자는 "자동화 공정으로 만두 무게가 약 35g으로 표준화돼있다"며 "상품의 무게 오차가 극도로 적고, 이 때문에 5~10g정도만 차이나도 라인 통과가 거부된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의 내년 매출 목표를 1조 원,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을 7천억 원으로 높여 잡은 상태다. 이를 통해 세계 1위 달성이라는 글로벌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비전 실현을 위한 실천도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미국 TMA공장과 베트남 호치민 공장을 비롯한 4개의 해외 공장을 신축하거나 인수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식품기업 슈완스(Schwans), 독일 마인프로스트(Mainfrost)등의 현지 업체를 인수해 물류 운영을 비롯한 시장 전문성을 보강했다.

CJ제일제당은 외적 팽창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비비고 만두'에 대해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적용하며 브랜드 가치를 지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내부에서 테스트 신제품은 끊임없이 만들어지지만, 맛과 성분 등에 대한 높은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그간 쌓아 온 '비비고'의 이미지가 무너질 위험이 있어 출시되는 신제품마다 점점 높은 기준을 적용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현장도 '비비고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발을 맞추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비비고'의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CJ제일제당 공장 관계자는 "'비비고'의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엄격한 품질 관리는 필수"라며 "불량률을 0%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상품에 이물이 들어가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유리·뼈·돌 등을 걸러낼 수 있는 게이트를 만들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과정을 통해 '비비고' 제품을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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