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우승 이끈 네일, 개막전도 책임진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통합 우승했다.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2)은 평균자책점 1위(2.53)에 오르면서 통합 우승에 앞장섰다. 네일은 올해도 광주에 남아 KIA의 통합 2연패 도전을 함께한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오는 2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네일을 낙점했다. 네일은 “정말 기쁘다. KIA의 개막전 선발투수가 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시즌의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우리 팀이 이길 기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KIA 선발진은 강하다. 네일-애덤 올러-양현종-윤영철이 1~4선발을 맡고, 5선발 경쟁 생존자 김도현이 그 뒤를 받친다. 베테랑의 관록과 신예의 패기가 잘 어우러졌다. 막강한 외국인 원투펀치 중 네일을 1선발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를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 등판 경험”으로 꼽았다. 네일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닷새 뒤 등판한 4차전에서도 5와 3분의 2이닝 6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시리즈 2경기 평균자책점이 정규시즌과 같은 2.53이다.
네일은 “(한국시리즈에서) 만원 관중의 함성과 환호를 충분히 보고 느꼈다. 최고 무대에서 공을 던졌고, 그 현장에 다시 뛰어들 준비가 됐다”며 “개막전을 한국시리즈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큰 경기를 치른 덕에 어떤 상황이든 늘 준비된 자세로 임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8월 네일은 강습 타구에 얼굴을 맞아 턱관절 골절상을 입었다. 수술대에 올라 한국시리즈 등판이 불투명했다. 이를 악물고 재활해 결국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는 그때 착용했던 마우스피스를 올해 개막전에서도 사용할 생각이다. 부상 부위는 완벽히 나았지만, 아직 남은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심리적 안정 장치가 필요해서다. 네일은 “착용감이 익숙하지 않고, 미관상 썩 좋지도 않다. 공이 턱 쪽으로 날아온다면 마우스피스가 부상을 막지 못할 것도 안다”면서도 “마우스피스를 끼면 마음이 조금은 안정되는 느낌이다. 당분간은 경기 때 착용하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네일과 KIA의 지난 시즌은 눈부셨다. 올 시즌에도 네일은 리그 최고 투수 후보 중 한 명이고, KIA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네일은 이런 기대와 부담을 내려놓고,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를 너무 비교하지 않으려고 한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다시 그렇게 좋은 성과를 내는 게 매우 어렵고, 나 자신을 압박하고 싶지 않기 때문”, 두 번째는 “새 시즌을 새로운 마음으로 맞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 많은 걸 배웠고, 그걸 올해 잘 활용하고 싶다. 더 좋은 투수가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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