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BNK 피어엑스가 2025년 첫 새터데이 쇼다운에서 OK 저축은행 브리온을 꺾었다.
BNK 피어엑스는 5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경기에서 OK 저축은행 브리온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이들은 1승1패(+0), 공동 5위로 올라갔다.
이로써 BNK는 새터데이 쇼다운 통산 전적 7전 전승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 동안 BNK가 중하위권에 머문 팀임을 고려하면 이 같은 새터데이 쇼다운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이들은 왜 토요일 첫 경기에 강할까.
사실 새터데이 쇼다운 전승은 선수단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던 기록이다. 유상욱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새터데이 쇼다운에 강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면서 “오늘 우연히 6전 전승이라는 기록을 봤다. 이번에도 연승해서 좋은 기록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나의 가설은 가까운 숙소와 경기장 간 거리가 주는 어드밴티지다. 통상적으로 팀들은 LCK 경기 시작 80분 전까지 경기장에 도착해야 한다. 새터데이 쇼다운에 참여하는 날은 오후 1시40분까지, 사람과 차로 붐비는 토요일 대낮에 종로 한복판까지 차량으로 가로질러 와야 하므로 평상시보다 일찍 일어나서 출근을 준비한다.
프로게이머의 시계는 해가 아니라 솔로 랭크·스크림 환경에 맞춰 돌아간다. 새벽까지 개인 연습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오전에 일어나는 루틴을 유지하는 이들로선 일부 주 차에만 오후 3시 경기에 맞춰 생활 리듬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다. 실제로 일부 선수들은 이와 같은 이유로 주말 1경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BNK는 종각역 인근에 연습실과 숙소가 있다. 도보로 10분이면 경기장까지 갈 수 있다 보니 다른 팀들보다 느긋하게 일어나고 경기를 준비하고 출근할 수 있다. 이 가설을 접한 유 감독은 당황스럽다는 듯 웃으면서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다른 팀들은 경기장까지 오는 데 1시간 정도 걸릴 텐데 우리는 숙소가 경기장과 가깝다”면서 “경기장까지 금방 올 수 있어서 컨디션 관리·유지 측면에서 우리가 유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NK 김해찬 단장에 따르면 이들은 3시 경기가 있는 날 1시20분경 숙소를 떠나 경기장으로 출발한다.
‘켈린’ 김형규도 약간이나마 BNK가 어드밴티지를 누린다고 봤다. 지난 연말 처음 BNK에 합류한 그로선 이날이 처음으로 새터데이 쇼다운을 도보 출퇴근한 날이었다. 그는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경기장과 가까운 건 분명하게 좋다”고 말했다.
김형규는 “선수들은 보통 차를 타고 경기장까지 이동한다. 그러는 중에 졸음이나 멀미를 겪기도 한다”면서 “BNK 선수들이 다른 팀보다 더 또렷한 정신 상태로 경기에 임하는 거 같다. 20~30분 더 자고 올 수 있는 것도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흥미 위주의 관점으로 접근해 세운 가설에 불과하다. 이 같은 지리적 이점이 토·일요일 중 토요일에만 발현될 리는 없으니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LCK는 일요일에도 오후 3시에 첫 경기를 시작한다. BNK는 당장 지난 2월 LCK컵에서도 일요일 첫 경기였던 농심 레드포스전을 0대 2로 패배했다.
김 단장은 “그간 새터데이 쇼다운에서 우리는 동부권 팀(6~10위 팀)과 맞붙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우리가 최근 몇 년 동안 동부권 팀 상대로 성적이 좋다 보니 새터데이 쇼다운 승률도 높게 나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사옥을 종각역 인근으로 옮긴 이유는 종각이 LCK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녀서지만, 동시에 지리적 이점을 누리고 싶었던 것도 있다. 주말 첫 경기 승률이 실제로 높았다면 실제로 이점이 없지 않다고도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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