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겸 3승 이끈 구질과 샤프트 변화

민학수 기자 2025. 3.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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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전 우승… “예민한 선택이지만 멀리 보고 결심”
박보겸이 3월 16일 태국 푸켓 블루캐니언CC에서 열린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박보겸은 KLPGA 투어 2025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통산 3승 고지에 올랐다. 드라이버 티샷 모습. /KLPGA

“구질 변경은 프로에게 있어서 굉장히 예민한 선택이지만, 앞으로의 골프를 생각해서 구질을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제가 내린 결정에 대해서 단 한 번도 후회를 한 적이 없어요. 오히려 코스에서 코스 공략과 샷의 선택 방법이 많아진다고 생각했습니다.”

3월16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5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보겸은 모든 걸 바꾸는 결단과 용기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삼천리 골프단과 새로운 메인 후원사 계약을 하고 하와이와 미국 팜스프링스에서 6주간 전지훈련을 했다. 페이드(fade·오른손 잡이 기준 공이 끝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것)에서 드로(draw·공이 끝에서 왼쪽으로 살짝 휘는 것)로 구질에 변화를 주고, 쇼트게임, 코스매니지먼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훈련에 집중했다. 박보겸은 “두려워도 해야 할 건 해야 한다”며 “5년, 10년 멀리 보고 차분하게 하나씩 고쳐 나가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우승은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며 “구질을 바꾸니 홀을 바라보면 시선이 완전히 바뀌더라”고 했다.

박보겸은 왜 구질을 바꾸었을까? “저는 지난해까지 쇼트게임은 평균 이상을 유지했지만, 페어웨이 적중률이 70%대 초반으로 저조했다. 지난겨울 전지훈련을 통해 코치와 상의하여 페이드 구질을 드로로 바꾸고 샤프트도 TPT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비거리는 유지하면서 페어웨이 적중률을 80%대 초반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보겸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TPT 샤프트는 스위스 NTPT사의 제품이다. 테이프 모양의 원단을 자동화된 기계로 감는 방식 (Thin Ply 2)을 사용해 아주 작은 부분에도 정밀한 작업이 가능해 샤프트뿐만 아니라 시계, 자동차, 인공위성, 의료 제품 등의 카본 몸체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2022년 이후 전 세계 프로골프 대회에서 30승 이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TPT 샤프트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도담디엔에스 이상헌 대표는 “워낙 비거리가 좋아 정확성이 조금만 높아지면 뛰어난 성적이 가능한 프로들에게 제안한다”며 “제이슨 데이와 루카스 글로버, 고진영, 브룩 헨더슨, 그리고 롱드라이버 챔피언인 마틴 보그마이어와 저스틴 제임스 등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박보겸과 정찬민이 사용한다.

하와이 전지훈련을 함께 한 김상균 코치(전 한화 골프단 감독)는 “박보겸은 구질과 샤프트 변화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페어웨이, 하이브리드 클럽에도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보겸은 대기만성(大器晩成)형 골퍼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가족과 이민을 떠난 사이판에서 골프 클럽을 처음 잡았다. 15세에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스무살이 되던 2018년 드림 투어에서 뛰기 시작해 꼬박 3년을 머물렀다. 2021년 1부 투어에 올라왔지만 2년 연속 상금 순위 60위 밖으로 밀려나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을 거쳐 생존했다.

박보겸은 2023년 5월 교촌 레이디스 오픈에서 첫 승을 거뒀고, 지난해 10월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서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보겸은 “개막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고 더 좋은 골퍼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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