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봐서 잘 알아…지고도 분위기 살리는 대한항공

이정호 기자 2025. 4. 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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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과 남배구 챔프 1차전
틸리카이넨 감독 “집중력이 좋아”
한선수 기용·러셀 활약이 승부처

남자배구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사진)이 일단 한 발 앞섰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해볼 만하다는 눈치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역대 19차례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 우승 확률은 73.6%(14회)다. 시즌 전 컵 대회 결승부터 정규리그까지 현대캐피탈에 1승6패로 열세였던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 시작과 함께 각성한 듯 매 세트 접전을 벌였다. 정규리그에서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놓친 대한항공은 ‘봄 배구’를 앞두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카일 러셀에 토종 주포 정지석 등을 앞세워 전열을 정비했다.

KB손해보험과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에서는 1패 뒤 2연승으로 역전극을 연출하며 앞서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이룬 저력을 증명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패했지만 긍정적인 부분을 주목했다. 그는 “역전을 허용하고 포기할 수 있는 장면에서 현대캐피탈을 끝까지 밀어붙인 집중력이 좋았다”며 “팀 분위기도 좋다. 대한항공의 경기다웠고 챔피언결정전다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2017~2018시즌 PO 1차전에서 삼성화재에 진 뒤 2·3차전을 모두 잡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뒤 현대캐피탈에 1차전을 내줬지만 내리 3연승으로 우승한 기억이 있다. 그 스토리를 알고 있다는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 패턴이다. 딱 맞게 준비했다”며 2차전 반격을 다짐했다. 최천식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고민이 컸던 대한항공이 PO를 거치면서 정규리그 때보다 경기력이 올라왔다”며 “대한항공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러셀이 PO 때와 같은 공격 점유와 성공률을 보여줘야 한다. 현대캐피탈 블로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던 세터 유광우도 3·4세트부터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반대로 이날 접전에 대해 “예상한 부분”이라고 신경쓰지 않았다. 정규리그 1위를 조기에 확정해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황에서 PO 흐름을 이어가려는 대한항공의 초반 기세를 잘 막았다는 평가다.

최천식 위원은 대한항공이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한 두 카드로 러셀과 한선수를 꼽았다. 대한항공 주전 세터 한선수는 PO 1차전 이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최 위원은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잡은 경기 대부분에서 한선수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잘 통했다. 한선수 카드를 언제 쓰고 그게 어떤 돌파구를 만들지가 시리즈의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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