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니 후회" "지금도 잘 살아"…SNS로 본 딩크족들 속마음
"어느 순간 텅 빈 느낌"…삶의 고독 토로
딩크족들 "후회" "후회없다" 글 올라와
중년 여성이 딩크족으로 즐겁게 살아왔지만 결국 자식을 낳지 않아 후회된다는 글이 누리꾼 사이서 화제다.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확산했다. 자신을 50세라고 밝힌 작성자는 "IMF를 겪고 사회에 나왔고, 2002 월드컵의 열기를 거리에서 누비며 느꼈던 청춘이었다. 결혼을 했고, 신혼 초엔 마치 드라마처럼 살았다"며 사연을 전했다.
아이를 낳지 않고 맞벌이를 선택했다는 A씨는 IMF를 겪으며 가족을 부양하는 것에 대해 무거움을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친구들이 육아와 집값 걱정을 할때 부부는 해외 여행을 다녀왔고, 기념일마다 호텔에서 묵었다. 평일 퇴근 후에는 문화생활을 즐겼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걱정이 들면 서로 다독이며 살았다는 것.
A씨는 나이가 쉰이 되자 공허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나름대로 잘살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텅 빈 것 같았다"고 했다. A씨는 "모임이 끝나고 친구들이 '우리 아들 데리러 가야 해' 하며 일어설 때, 누군가는 딸이 보낸 톡을 보며 웃을 때, 나는 혼자 조용히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는다. 누군가의 엄마였던 적이 없고, 누군가의 걱정이었던 적도 없다"며 "최근 내 생일에는 조카가 단체방에 '생일 축하드려요~' 하고 이모티콘 하나 보내준 게 전부였다. 한때 그렇게 생일상을 받았고, 케이크를 고르던 내가 이제는 그냥, 나를 위한 혼자 하는 걸로 족해야 한다. 괜찮다고 스스로 말해도, 마음이 자꾸 조용해진다"고 적었다.
A씨는 "그땐 자유가 좋았다. 지금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책임지는 삶을 한 번도 살아보지 않았다는 게 마음 깊숙이 아릿하게 남는다"며 자녀가 없이 중년을 맞이한 삶의 고독을 털어놓았다.
온라인 카페에는 딩크족 생활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내년이면 50세인 결혼 13년 차 딩크족인데 아직도 알콩달콩 연애하는 기분으로 재밌게 잘살고 있다. 누구는 지루한 천국이라고 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다른 딩크족들은 "인간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 더 좋다", "지루하지만, 내가 원하던 삶"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반면 A씨 사연처럼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다른 누리꾼은 "결혼 13년 차 40대 중반인데, 딩크족 결심에 후회는 없지만 아이와 가정을 이룬 집 보면 좋아 보인다. 예전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는데, 나이 먹으면서 느끼는 변화"라며 "지금 조금이라도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와 저출산 추세로 인해 딩크족은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신혼부부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혼인 신고를 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초혼 신혼부부 81만 5357쌍 중 딩크족은 28.7%(23만 4066쌍)를 차지해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18.0%에서 많이 늘어난 수치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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