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유작 '나무뿌리'… 실제 모델 두고 소유권 분쟁
나무뿌리 소유권 두고 땅주인과 시청간 수년째 소송중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사망한 당일 그린 것으로 알려진 마지막 작품 '나무뿌리'(Tree Roots). 그 모델이 된 나무뿌리가 밝혀지면서 이를 둘러싼 소유권 분쟁이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나무뿌리'는 복잡하게 얽힌 나무뿌리가 인상적인 풍경화로 그간 작품을 그린 연대가 확실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2020년 반 고흐 전문가들은 파리 근교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한 길가에 있는 나무뿌리가 작품 '나무뿌리'의 모델이 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마을은 반 고흐가 생전 마지막으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가 목숨을 끊은 당일에 '나무뿌리'를 그렸다는 것이다.
이 발견은 전 세계 미술계에서 큰 관심을 끌었고 많은 관광객이 이 시골 마을을 끊임없이 찾아왔다.
문제는 이 뿌리가 세를랭제 부부가 2013년부터 소유한 땅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오베르 쉬르 오아즈시는 “이 나무뿌리는 도로변 공공 부지에 속한다”고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그해 9월 2일 긴급히 도로 경계선 조정 명령을 내렸다.
세를렝제 부부는 자신들이 소유한 땅이라며 당국의 조정 명령을 거절했고, 2023년 6월 1심과 지난 3월 18일 2심에서도 모두 승소했다.
그러나 시 당국은 '공공 부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자벨 메지에르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뿌리는 오베르 주민의 것이다. 주민들의 공공 이익을 사적 이익 앞에 포기할 수 없다”며 “소유권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를랭제 부부는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서 “우리는 두 번이나 승소했다”며 “우리는 의심의 여지 없이 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 이제는 싸움을 끝내고 이곳을 잘 가꾸어 나가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부부는 현재 반 고흐 유럽 재단과 협력해 '반 고흐 뿌리의 미스터리'라는 이름의 유로 가이드 투어를 운영 중이다. 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과 협력해 뿌리 보호와 장소 개선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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