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집어삼킨 한화…롯데 다시 ‘공동 4위'
선발 반즈 1회부터 흔들리며 6실점
레이예스·전민재 안타 행진 이어가
단독 4위를 달리는 롯데지만 7연승을 달리는 한화의 기세가 한 수 위였다. 롯데는 다시 삼성과 함께 공동 4위로 한 걸음 물러섰다.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롯데가 4-6로 졌다.
올 시즌 초반 하위권에서 함께 어두운 시간을 보내던 롯데와 한화가 ‘중상위권 다툼’에서 만났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부산 사직구장 주변에는 1999년 한국시리즈를 앞둔 듯한 긴장감이 흘렀다. 그만큼 양 팀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김이 팍 샜다.
이날 경기 전까지 ‘7승 가도’를 달려온 한화 기세는 그야말로 매서움 그 자체였다. 한화는 1회에만 5점을 뽑아내며 빅이닝으로 첫걸음을 뗐다. 한화는 2회에도 한 점을 더 달아나며 0-6으로 경기 초반 기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가만히 당하고 있을 롯데가 아니었다. 2회 말 나승엽 1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롯데는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4회 들어서도 전민재 1타점 적시타 덕에 한 점을 더 따라붙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 주도권을 되찾아 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직구장을 집어삼킬 듯한 한화에 기세에 억눌린 탓일까 롯데 선발 반즈는 반즈다운 공을 던지지 못했다. 반즈의 전매특허인 칼날 같은 슬라이더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밋밋한 구위에 한화 타자들은 반즈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반즈는 서서히 영점을 잡아갔지만 1회 대량 실점이 뼈아팠다.
4회에도 볼넷으로 연속 출루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투구를 이어갔다. 반즈는 5회까지만 책임지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반즈는 5이닝 6피안타(0피홈런) 4볼넷 6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98개였다.
반즈와 대조적으로 한화 선발 와이스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인상적이었다. 와이스는 6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며 롯데 타자들을 압도했다. 와이즈는 8피안타(0피홈런) 0볼넷 2실점(2자책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롯데는 7회 들어 점수 차이를 2점까지 좁혔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특히 롯데는 9회 말 마지막 추격 찬스를 맞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해 내지는 못했다.
한화는 2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23일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8연승을 달리며 리그 단독 2위 자리를 지켜냈다.
비록 롯데는 승리는 내줬지만 여전히 뜨거운 타격감은 다시 확인했다. KBO 안타왕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롯데 레이예스는 4타수 3안타를 쳐냈다. 전민재 또한 23일 4타수 2안타를 생산하며 한화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한편 리그 4위 롯데와 리그 2위 한화의 뜨거운 맞대결을 보기 위해 평일임에도 1만9376명의 관중이 사직구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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