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미래엔그룹 ‘잘 나가던’ 웅진맨 신광수, 무더기 이사회 하차…왜?
현 ㈜미래엔 대표…에듀케어 등 4곳 연쇄적
2023년부터 웅진 출신 계열 CEO도 교체
오너 김영진 중용했던 ‘웅진맨’ 퇴조 조짐
중견 교육출판·에너지그룹 ‘미래엔(MiraeN)’에서 잘 나가던 ‘웅진맨’들이 퇴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교육 계열사들의 이사진을 놓고 볼 때, 오너인 김영진(51) 회장이 2020년부터 대거 영입했던 웅진 출신들이 작년부터 영향력이 축소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것.
㈜미래엔, 5년새 영업이익 1/5 토막
23일 미래엔그룹에 따르면 신광수 현 ㈜미래엔 대표는 지난 3월 ㈜미래엔의 교육 자회사 에듀케어, 에듀플러스 및 ‘펫(Pet·반려동물)’ 케어 자회사인 바우라움의 이사회에서 일제히 제외됐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에듀파트너에서도 퇴임했다. 그간 광폭 행보를 보여 왔던 기존 경영구도와는 달리 극히 이례적이다.
신 대표는 웅진그룹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2006년 웅진에 합류해 2019년까지 북센, 웅진홀딩스(현 ㈜웅진), 웅진에너지 등 계열사 대표를 두루 역임했다. 2020년 3월 미래엔그룹에 영입됐다. 신 대표로서는 현 웅진 주력사인 웅진씽크빅과 동종업체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곧바로 오너인 김 회장의 뒤를 이어 모태이자 교육·출판부문 주력사 ㈜미래엔의 단독대표 자리를 꿰찼다. 뿐만 아니다. 2021년 3월 에듀케어(유아·초등 학원 및 키즈카페) 이사회에 포진했다. 2020년 9월, 2023년 2월 인수한 에듀파트너(컴퓨터·코딩 및 초등 방과후 교실)와 에듀플러스(옛 한솔플러스, 초중등 수학·영어 공부방)의 경우에도 계열 편입과 함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즉, 김 회장이 신 대표에게 부쩍 힘을 실어줬던 것을 엿볼 수 있다. 김 회장은 ㈜미래엔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준 뒤로 지금은 이사회 의장직만 가지고 있다. 반면 신 대표는 이번 연쇄 퇴임으로 교육 분야 계열사 중에서는 ㈜미래엔의 대표직만 갖게 됐다. 등기임원 임기는 내년 3월까지 1년을 남겨놓고 있다.
현재 ㈜미래엔은 본체 매출(2020년 1930억원→2024년 2250억원)은 늘고 있지만 수익은 점점 줄고 있다. 신 대표 취임 직전인 2019년 731억원을 찍었던 영업이익은 작년에는 156억원에 머물렀다. 5년 전에 비해 거의 5분의 1 토막이 났다. 영업이익율은 31.8%→6.9%로 추락했다.
웅진맨, 계열 경영일선에서 하나 둘 퇴진
신 대표를 도화선으로 미래엔그룹에 영입돼 중용됐던 웅진맨들 또한 지금은 하나 둘 계열 경영일선에서 하차하는 모양새다. ㈜미래엔의 인쇄(P&P)사업을 맡아 왔던 웅진에너지 사업총괄본부장 출신의 백성선 이사가 올 들어 퇴임했다.
앞서 작년 3월에는 에듀케어의 CEO가 강윤구 ㈜미래엔 출판부문 이사에서 ㈜미래엔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있던 한범석 대표로 교체됐다. 강 이사는 당시 에듀플러스 이사진에서도 배제됐다. 웅진씽크빅 경영기획실장, 미래교육사업본부장 등을 지낸 뒤 2020년 6월 영입된 인사다. 다만 2023년 3월 선임된 에듀파트너 공동대표직은 유지하고 있다.
에듀케어는 2021년 매출 85억원에서 작년에는 59억원으로 줄곧 역성장 추세를 보여 왔다. 또한 2020년 22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이후 2023년까지 1억~3억원대에서 적자와 흑자를 왔다갔다할 정도로 벌이가 신통찮다.
교육 계열사는 아니지만, ‘펫’ 비즈니스를 하는 바우라움 역시 2023년 3월 웅진씽크빅 출신의 이영훈 대표가 물러났다. 후임은 김원영 대표다. ㈜미래엔 미래전략실에서 반려동물 신규사업을 담당했던 내부 인사다.
이 전 대표는 2002년 웅진씽크빅에 입사해 키즈사업단장과 키즈플랫폼 ‘놀이의발견’ 사업총괄 이사 등을 지냈다. 2021년 12월 법인 설립과 함께 CEO을 맡았다가 1년4개월 만에 물러났다. 뒤이어 작년 3월 강윤구 이사, 올해 3월 신광수 대표 등 웅진 출신들이 차례로 이사회 명단에서 빠졌다.
바우라움 역시 경영 성과가 부진하다. 설립 이듬해인 2022년 28억원에서 2연 연속 뒷걸음질 치며 작년에는 19억원에 머물렀다. 3년간 손손실이 많게는 25억원, 적게는 10억원에 이른다. ㈜미래엔의 총 82억원의 자금 수혈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 현재 43.8%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이유다.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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