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청와대 앞 ‘막차 줄’이 늘어난다
“막차 끊기기 전에 어서 봐두자”
포근했던 지난 주말, 청와대 입구에는 놀이공원을 방불케 하는 긴 줄이 늘어섰다. 사전 예약을 해도 입장까지는 1시간 반이나 걸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차기 정부가 청와대로 돌아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람객이 급증한 것이다. 곧 청와대를 구경하기 힘들지 모른다는 생각이 관람 열기를 더했다.
청와대 안은 북적였다. 사진을 찍고 내부를 둘러보며, 대통령들이 머물렀던 공간을 직접 보며 감탄하는 사람이 많았다. 충북 괴산에서 올라온 한 시민은 “이 좋은 곳을 왜 비워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시민은 “TV로만 봤던 장소를 직접 걸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2022년 개방 초기 관람 이후 재방문한 시민은 “그땐 조경이 정갈했는데, 지금은 바닥이 갈라지고 관리가 안 된 느낌”이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취임 첫날부터 청와대를 떠났다. 대통령 집무실은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겨졌고, 청와대는 국민에게 개방됐다. 당시 참모진은 부서 간 소통과 접근성 개선을 장점으로 꼽았지만, 경호·보안 문제와 시민 불편으로 이어졌다. 개방 초기였던 2022년 5월 하루 평균 1만5000명이 방문했지만, 2023년 중반엔 3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5년 3월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하루 평균 9000명 이상으로 다시 증가했다. 헌재가 파면 결정을 내린 첫 주말에는 1만6000명, 4월 둘째 주말에는 2만6000명이 다녀갔다. 누적 관람객은 700만 명, 외국인만 80만 명에 달한다.
차기 정부의 청와대 활용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민주당 경선에 나선 김동연 후보는 세종시 즉시 이전을 공약했고, 이재명 후보는 현실적으로 용산에서 시작해 청와대로 옮기겠다는 입장이다. 김경수 후보는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세종청사에 각각 집무실을 두는 이원체제를 제시했다. 국민의힘 후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청와대 복귀를 주장했고, 한동훈 후보는 용산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검토중이라는 입장이다. 대선을 41일 앞두고 청와대를 찾는 발길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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