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교회’ 불편은 그만… 정체성·목회 철학 담아 새 예배당 시공”
사닥다리종합건설, 내달 착공
‘깡통 교회’로 알려진 전주안디옥교회(오성준 목사)가 다음세대를 위해 새 예배당을 건축한다. 교회는 다음 달 착공한다. 시공은 사닥다리종합건설(대표 나성민)이 맡았다.
전주안디옥교회가 깡통 교회로 불리는 것은 실제 깡통 재료인 철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교회는 1983년 개척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비행기 격납고를 가져와 사용했다. 교회 간판과 종탑을 빼면 기존의 교회 건물은 아니었다.
비행기 격납고를 사용한 것은 개척 당시 건축비가 모자라서였다. 하지만 교회는 개척한 지 42년간 이 건물을 그대로 사용해왔다. 이는 여전히 재정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교회의 사명 때문이었다. 전주안디옥교회는 개척 당시부터 해외 선교에 뜻을 두고 재정의 60% 이상을 선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다 보니 교회는 항상 건축보다 선교를 우선했다.
깡통 교회 건물은 사실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여름에는 사우나를 방불케 할 정도로 더웠고 겨울에는 난방을 아무리 해도 추웠다. 하지만 교회는 여전히 선교를 중시하고 있다. 자신들의 불편보다 한 영혼을 살리는 데 더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교회 성도들은 “불편하게 삽시다” “선교하며 삽시다”라고 인사를 한다. 깡통 교회에서 불편하게 사는 것을 감수하고 선교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것이다.
이동휘 원로목사는 선교에 더 철저했다. 그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사도행전 1장 8절을 가슴에 품고 개척했다. 그의 목표도 재정의 90% 이상을 선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교회는 모든 운영비를 절약했다. 새신자는 물론 교회학교 학생들의 선물조차 준비하지 않았다고 한다.
교회는 그동안 부흥을 거듭했고 예배석이 모자라면 깡통 교회의 앞뒤를 증축해 사용해왔다. 그 결과 교회는 개척 당시부터 선교를 시작해 현재 90여개국에 500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하고 있다. 지역의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노인복지회관을 위탁 운영하고, 농어촌 미자립교회를 위한 국내 선교도 힘쓰고 있다. 성탄절에는 전 교인이 교구별로 지정된 교회를 찾아가 함께 예배하고 식사해왔다. 또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랬던 교회가 이번에 새 예배당을 건축하기로 결단한 것은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 공간의 부족 때문이다. 필요할 때마다 예배당 옆으로 조금씩 건축을 진행, 6개 건물에 나뉘어 있는 교회의 각 부서 공간은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기에는 면적이 부족하고 시설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다.
또 40년이 훌쩍 넘은 깡통 교회의 노후화도 고려했다. 교회는 처음 건축할 당시부터 이미 사용하고 있던 자재를 재활용했기 때문에 공간을 새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부닥쳤다. 이에 따라 전주안디옥교회는 2019년 목회 방향성에 선교와 함께 다음세대를 위한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건축을 선포했다.
위치는 고즈넉한 언덕에서 전주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현재의 덕진구 금암동에서 완산구 효자동 3가로 이동한다. 규모는 지하 2층, 지상 4층 1만4979㎡(4539평)로 지어진다. 각 교육부서가 단독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독립 예배 공간과 99개에 이르는 분반 공부실, 지역사회에 개방되는 스터디 카페 등 교육 시설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사닥다리종합건설은 전주안디옥교회 건축에도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건축 준비 과정부터 설계와 시공, 준공 이후까지 필요한 예상 공사비를 공정별로 시뮬레이션해 필요한 자금을 미리 확인, 확보해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또 교회 브랜딩을 통해 교회의 정체성과 목회 철학을 공간에 담아낼 예정이다.
사닥다리종합건설 나성민 대표는 22일 “국내외 선교에 앞장서며 교계에 귀감이 되는 전주안디옥교회의 새 예배당 건축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며 “앞으로 진행될 건축에 있어서 지금까지 불편함을 참고 인내하며 지켜왔던 교회가 다음세대를 위한 건축을 진행하는 만큼 교회의 비전이 공간에 나타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성준 목사는 “이번 건축을 통해 믿음의 선배들이 가진 영혼을 향한 사랑과 세계 각처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을 향한 마음이 다음세대에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세상에서 아파하고 방황하는 영혼들이 주님을 만나고, 삶에서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길 기대한다”며 “인생의 길을 찾는 소망의 등대, 구원의 방주가 되는 교회가 세워져 하나님의 거룩한 뜻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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