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질환에 진심' GSK, 화룡점정 될 에이비엘바이오 그랩바디-B

정기종 기자 2025. 4. 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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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감염질환 강자 GSK, 최근 수년간 퇴행성뇌질환 파이프라인 적극적 외부 도입 광폭행보
에이비엘바이오와 4.1兆 BBB셔틀 플랫폼 맞손…최대 과제 '약물 뇌내 침투율' 개선 핵심 기술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파트너십을 통해 퇴행성뇌질환을 비롯한 신경질환 치료제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내사인 에이비엘바이오와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맞손을 잡은 상태다. 해당 기술이 퇴행성뇌질환 정복을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에이비엘바이오가 GSK 전략 변화의 핵심 파트너로도 평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GSK는 지난 2020년 이후 적극적 외부 물질 도입을 통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마다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던 것을 넘어 최근 에이비엘바이오와의 플랫폼 기술 계약을 통해 한층 힘을 실은 상태다.

영국에 본사를 둔 GSK는 백신과 감염질환 분야 전통적 강자로 꼽히는 기업이다. 실제로 지난해 핵심 매출 품목 역시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용 주사제 '카베누바' 등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특화 영역이 명확한 GSK는 지난 2020년 미국 리간드 파마슈티컬스와 뇌질환 치료제 저분자화합물 개발 협력 이후 신경질환 투자에 속도를 올려왔다. 2021년 리간드와 계약 범위를 확대한데 이어 미국 알렉터로부터 각각 전두측두형 치매, 파킨슨병·알츠하이머를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을 타깃하는 단일항체 AL001, AL101을 도입했다.

GSK가 2010년대 초 연구개발 전략 변경에 따라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포함한 신경질환 분야 연구를 대폭 축소한 이후 10년만의 변화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알렉터와의 계약은 백신·감염질환에 초점이 맞춰진 기업 방향성의 변화 기조가 본격화 된 시기로 꼽힌다.

GSK는 이후에도 사이뉴로 파마슈티컬스와 중추신경계질환(CNS)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및 옵션 계약 체결,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와 함께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포함 신경질환 연구 및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설립했다. 모두 2021년 이뤄진 투자들이다.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베살리우스 테라퓨틱스(11월)와 덴마크 무나 테라퓨틱스(12월)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베살리우스로부터 전임상 단계 파킨슨병 저분자 치료제 권리를 사들이고, 무나 테라퓨틱스와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가속화를 위해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한 달이 안되는 간격으로 성사된 두 계약에 투자된 금액만 1조원 이상이다.
핵심 무기 'BBB셔틀' 제공한 에이비엘바이오 존재감 ↑…기술 적용 범위 확대 증명 발판
GSK가 가장 최근 파트너로 낙점한 에이비엘바이오와의 계약은 해당 전략에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평가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를 중심으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바이오기업이다. GSK는 이달 초 그랩바디-B를 활용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에이비엘바이오와 계약금 및 단기 마일스톤(기술료) 약 1480억원(계약금은 739억원)을 포함해 최대 4조1100억원(21억4000만파운드)을 지불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BBB는 이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약물의 침투 역시 제한해 퇴행성뇌질환을 포함한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의 오랜 장애물로 꼽힌다. 때문에 치료제 미충족 수요가 높은 글로벌 치료제 시장은 BBB 투과율 향상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BBB 셔틀의 존재감은 지난 2023년 로슈가 트랜스페린 수용체(TfR) 기반 BBB 셔틀이 적용된 알츠하이머 치료제 '트론티네맙'의 초기 임상 데이터 발표 이후 약물의 뇌 전달율 개선을 위한 효율적인 전략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미 앞서 임상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약물을 BBB셔틀을 적용해 우호적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는 로슈 기술과 달리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와 결합해 BBB를 투과한다. 특히 BBB를 통해 약물이 뇌로 전달돼 보다 근본적인 병인을 표적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양사 계약에 따라 GSK는 그랩바디-B를 항체를 넘어 폴리뉴클레오타이드(polynucleotide) 또는 siRNA, ASO 등 같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등 다양한 모달리티(약물전달방식)에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지속 확대 중인 GSK 퇴행성뇌질환 포트폴리오 내 그랩바디-B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앞서 사노피에 기술이전 된 그랩바디-B 적용 파킨슨병 신약 후보 'ABL301'로 증명한 플랫폼 적용 범위를 확대할 기회라는 점에서 추가 파트너십에 대한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ABL301과 에이비엘바이오 자체 개발 중인 그랩바디-B 파이프라인은 모두 항체 기반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그랩바디-B가 혁신적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에이비엘바이오·GSK의 신경질환 분야에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노피에 기술 이전된 ABL301 등을 비롯해 내부에서 개발 중이던 기존 그랩바디-B 기반 파이프라인들은 대부분 항체 치료제였는데, 이번 계약을 통해 그랩바디-B 적용 모달리티 영역도 넓혀 나갈 예정"헬스투데이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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