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사인…뇌졸중은 어떻게 심부전을 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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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하면서 바티칸은 공식 사인으로 '뇌졸중에 따른 심부전'을 발표했다.
교황청 보건·위생국에 따르면 교황은 뇌졸중 이후 혼수상태에 빠졌고 회복 불가능한 심부전으로 심장 순환 기능이 정지됐다.
전문가들은 뇌졸중이 단순한 뇌 손상을 넘어 심장 기능 저하와 심부전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길에는 뇌졸중과 심부전이라는 두 질환이 겹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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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하면서 바티칸은 공식 사인으로 ‘뇌졸중에 따른 심부전’을 발표했다. 교황청 보건·위생국에 따르면 교황은 뇌졸중 이후 혼수상태에 빠졌고 회복 불가능한 심부전으로 심장 순환 기능이 정지됐다. 의료진은 심전도를 기준으로 사망을 확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지병으로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1세 때 늑막염으로 폐 일부를 절제했고 최근까지도 다균성 양측성 폐렴과 기관지 확장증 치료를 받아왔다. 특히 올해 2월부터 38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회복 중이었던 상황에서 급성 뇌졸중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뇌졸중이 단순한 뇌 손상을 넘어 심장 기능 저하와 심부전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같은 연쇄 반응은 크게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설명된다.
뇌 손상이 일어나면 심혈관계의 문제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뇌졸중이 발생한 이후 뇌 손상으로 자율신경계가 교란되면서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자극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심장근육에 과도한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심장 박동 이상, 심근 수축력 저하, 심근 손상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뇌졸중이 일으키는 전신 순환의 변화도 심기능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뇌졸중은 흔히 뇌의 혈관에 문제가 생겨 혈액이 제대로 이동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전신 혈류가 감소하고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량이 줄어들면 심박출량이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신체 전반의 순환 기능이 저하되고 결국 심부전 증세를 악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 등 뇌졸중과 심부전이 공유하는 위험인자들도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뇌졸중으로 생긴 자율신경계 이상이 심박 조절에 영향을 주면 심방세동이 악화된다. 악화된 심방세동은 다시 심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염, 수액 불균형, 약물 부작용도 심부전 악화에 기여할 수 있다.
또 이번 교황의 사례처럼 고령 뇌졸중 환자에게 폐렴은 심장에 부담을 주는 기저질환이 될 수 있다. 폐렴으로 인한 산소 부족과 전신 염증 반응은 심근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이로 인해 기존의 심기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바티칸 보고서에서도 교황은 다발성 폐렴과 고혈압, 2형 당뇨 등 다양한 심혈관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길에는 뇌졸중과 심부전이라는 두 질환이 겹쳐 있다. 뇌 손상이 자율신경계 교란으로 이어지면 심장 기능까지 빠르게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폐렴 등 기저질환이 동반된 고령 환자에게 뇌졸중의 복합적 파급 효과는 더욱 위중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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