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류희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감사원 이첩" 한덕수 선택은

박재령 기자 2025. 4. 22. 12: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3년 야권 방심위원 논란 당시엔 尹대통령이 즉각 해촉
방심위 내부 "한덕수 대행, 수많은 범죄 피의자 류희림 해촉해야"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감사원 이첩을 결정한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류희림 방심위원장을 즉시 해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3년 야권 추천 방심위원의 권익위 '이첩' 결정 때는 방심위 장악 논란 속에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위원을 즉각 해촉한 바 있다.

권익위는 지난 21일 브리핑을 열고 류희림 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가능성이 확인된다며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명순 부패방지부위원장은 “피신고자(류희림)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가능성과 함께, 피신고자가 공직자로서 본인의 이해충돌 상황을 방지·소명하기 위한 가족관계증명서 등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은 점, 피신고자가 관련 안건에 대해 과징금을 심의·의결하고 재심을 심사하는 등 직무를 수행한 점 등에 비춰 공직자의 직무수행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7월 류희림 위원장 건과 관련해 '이첩'이 아닌 '송부' 결정을 했다. 당시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참고인들 간, 그리고 방심위원장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방심위에 자체 조사를 맡겼다.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시행령 22조에 따르면 범죄 혐의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 사건 종결 대상인지 명백하지 않은 경우 권익위가 송부 결정을 할 수 있다. 반면 '이첩'은 범죄 혐의가 인정될 경우 나오는 결정이다. 권익위는 지난 21일 “내부 통신망 게시글 등을 통해 가족 등 사적 이해관계자의 방송심의 민원신청 사실을 인지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류희림 위원장은 권익위 판단에 대한 미디어오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권익위는 2023년 9월 야권 추천이었던 정민영 방심위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신고에 대해서도 감독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방심위에 사건을 '이첩'했다. 변호사인 정 위원이 MBC를 대리하면서 MBC 심의에 나섰다는 보수단체 신고에 따른 조치였다. 정승윤 부위원장은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과태료 부과를 명시적으로 주장했지만 '이첩'이라는 결론 자체는 류희림 위원장 신고 건과 같다.

▲ 지난 2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19층에서 방심위지부 조합원들이 '류희림 사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권익위 발표가 나오는 순간 박수를 치며 “권익위도 인정했다. 류희림은 끝났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진=박재령 기자

권익위는 지난 21일 미디어오늘에 “권익위는 이번 방심위원장 재신고 사건을 '사적이해관계자 신고·회피 위반'으로 조사기관에 이첩 의결했고, 정민영 방심위원 신고 사건도 신고·회피 의무 위반으로 2023년 조사기관에 이첩 의결한 바 있다”며 “권익위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과 관련하여 감사·조사 필요성이 있는 경우, 조사기관에 신고 사건을 '이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민영 위원에 대한 권익위 발표가 나온 당일(2023년 9월8일) 정 위원을 해촉했다. 정민영 전 위원은 22일 미디어오늘에 “내가 변호사로서 담당했거나 담당하고 있는 언론 사건이 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되는 경우, 예외 없이 회의에서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심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당시 국민의힘 추천 위원들을 포함한 다른 위원들은 제가 회피 의사를 밝히고 심의에서 빠지는 데 대하여 모두 동의하였고, 심지어 어느 국민의힘 추천 위원은 '그래도 변호인으로 참여하였으니 사건에 대해 설명은 해줄 수 있지 않느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런 점을 볼 때 무리한 해촉의 진짜 이유는 류희림을 위원장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위원 해촉 이후 방심위는 당시 여당 추천 위원 다수로 재편됐다.

방심위 내부에서는 당시 정민영 위원 선례에 비춰봤을 때 한덕수 대통령 대행 역시 류희림 위원장을 즉각 해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당장 한덕수 대행에게 류희림씨를 해촉할 것을 요구한다. 류희림씨는 이해충돌 위반 외에도 업무방해와 위증, 위증교사 등 수많은 범죄 피의자”라고 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2023년 9월 가족과 지인 수십명에게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 파일'을 인용 보도한 방송사들을 심의해달라는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24년 7월 권익위가 방심위로 해당 사건을 송부하면서 의혹이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지난달 한 방심위 간부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며 류희림 위원장이 거짓 진술에 대해 “고맙다. 잘 챙겨주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폭로한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도 류 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이 가결된 상태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