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치, 방치하면 치아 성장 방해 및 낭종 유발
사람의 치아는 4개의 사랑니를 포함해 총 32개가 입안에 자리잡는 것을 정상으로 본다. 하지만 이 32개를 넘어 불필요한 치아가 추가로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과잉치라고 한다.
과잉치는 전체 인구의 약 2%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잉치는 소아청소년기에 영구치가 나지 않아 치과를 찾았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치과 X-레이 기술의 발달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다만 검진을 받지 않아 과잉치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발견 후에도 방치할 경우 입 속의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영구치가 자라는 시기에 검진을 통해 확인 후 치료해야 한다. 특히 턱뼈 내에 매복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보호자나 본인 스스로가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영구치가 나기 시작할 연령에 치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발생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과잉치는 일종의 돌연변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부모나 형제에게 과잉치가 있는 경우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파노라마 X-레이나 근단 방사선, CT 촬영 등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는데, 과잉치가 확인되는 경우 즉각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과잉치를 방치하면 치아가 잇몸 속에서부터 잇몸을 뚫고 올라와 자리를 잡는 맹출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추가적인 수술과 교정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영구치가 자리 잡는 6~15세 사이에는 더욱 주의해야 하는데, 앞니가 나오는 것을 방해해 앞니가 아예 못 나오거나, 이상한 위치로 나와 부정교합을 유발해 저작 기능에도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턱뼈에 매복한 과잉치가 제거되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있게 되면 주변에 낭종을 유발하기도 한다.
과잉치의 치료는 대부분 발치를 통해 이뤄진다. 다만 발치 시기 등은 전문의가 구강 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결정해야 한다. 과잉치가 인접 영구치의 맹출에 영향을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면 조기에 뽑아내야 하지만, 과잉치 발치는 조심하더라도 주변 치아들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접 영구치의 치근이 어느 정도 성숙한 후에 발치를 결정하게 된다.
과잉치 수술은 국소 마취 후 잇몸을 절개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잇몸뼈를 일부 삭제 후 진행하게 된다. 일찍 발치하는 경우 6~7세 경에 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이 나이에서는 진정 치료, 또는 전신 마취를 고려해야 한다. 과잉치가 깊숙이 매복된 경우라면 안전하게 전신마취 후 수술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임재형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과잉치는 영구치의 맹출을 방해해 치열이 흐트러지게 하고, 심한 경우 과잉치가 주변 정상 치아의 치근을 흡수하는 합병증을 유발하며 드물게는 낭종, 종양 등의 병소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질환"이라며 "무턱대고 뽑아내는 것이 아닌 위치와 방향, 성장 속도에 따라 아이의 나이와 영구치가 내려오기 시작하는 시기에 맞춰 치료를 결정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한 검진과 진료를 진행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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