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 모든 순간이 가슴에 남아” 조수미·임형주 등 문화예술인들 추모

최보윤 기자 2025. 4. 2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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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4년 8월 15일 방한과 함께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 당시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가 특별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스1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교황과 인연을 맺었던 국내 문화 예술인의 추모가 이어졌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21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때 만난 사진을 올렸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세례명 소화 데레사인 조수미는 이날 “교황님의 따뜻한 미소, 저의 바흐 앨범을 좋아한다고 말씀해 주시던 그 잔잔한 목소리, 어머니께 드리라며 건네주셨던 묵주까지 모든 순간이 잊히지 않고 가슴에 남아 있다”며 “편히 쉬세요”라고 했다.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추모하는 글을 올린 소프라노 조수미/조수미 인스타그램 캡쳐

조수미는 2014년 8월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집전했던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서 바흐·구노의 ’아베 마리아’를 비롯해 엔니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크루토이의 ’라 판타지아’를 불렀다. 넬라 판타지아는 남미 대륙에서 순교한 예수회 선교사들을 그린 영화 미션의 주제곡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이자 예수회 출신이기도 하다.

조수미는 그해 초 음반 발매 인터뷰를 통해 “나는 가톨릭 신자이고 가장 존경하는 분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라 그분 앞에서 노래하는 게 소원”이라고 밝혔던 당시 해외 일정도 취소하고 특별 미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 공연을 마치고 교황이 떠난 뒤 조수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부와 권세, 겉에 보이는 모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손을 제일 먼저 잡으며 ’사랑은 철학이 아닌 실천’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주신 교황님”이라며 “우리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늘 기도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전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 학생들을 직접 만나 면담하고, 미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도 했다.

팝페라 테너 임형주의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추모글/임형주 인스타그램

가톨릭 신자인 팝페라 테너 임형주도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가시는 날까지 세계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주셨던 분”이라며 “사랑합니다, 부디 주님 곁에서 편히 쉬세요”라고 적었다. 임형주는 2023년 9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교황을 알현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 중 처음으로 몽골을 공식 방문했고, 임형주는 집전 미사 폐막 행사에 전 세계 음악가 중 유일하게 초청돼 공연한 바 있다. 임형주는 몽골에 학교 짓는 데 여러 도움을 줬으며, 몽골 장관과 몽골에 거주하는 각국 대사 등 주요 인사 가운데 가톨릭과 관계된 인물을 선별해 극소수만을 대상으로 특별 알현하는 기회도 가졌다.

임형주는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몽골 행사를 되살리며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시자 전 세계인들의 따스한 멘토셨던 당신 앞에서 노래하고 단독 알현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일 겁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교황 선종에 방송사도 편성을 바꿔 추모에 나섰다. KBS 1TV는 22일 오전 10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재방송 대신 ‘다큐 인사이트 -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추모 기획’을 방영한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다큐인사이드’에서 방송된 ‘교황과 추기경’ 편의 재방송이다. 해당 방송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전 인터뷰와 함께 바티칸 최초 한국인 교황청 장관 유흥식의 바티칸 생활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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