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하루 만에 숨진 28개월 딸…유족 "병원 과실" 주장
고열 계속되다 다음 날 숨져…사인은 '패혈증 쇼크'
유족 "의료진, 패혈증 징후 놓쳤다…협진 제대로 안 돼"
병원 "의료적 과실 확인 안 돼…적극 치료했다" 반박
부산의 한 병원에서 28개월 여아가 무릎 수술을 받은 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다 하루 만에 숨졌다. 유족은 병원 측 과실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병원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했다며 맞서고 있다.
태어난 지 28개월 된 A양은 지난 1월 20일 무릎이 아파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한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화농성 슬관절염(감염성 무릎 관절염)'이었다. 곧바로 입원한 A양은 다음 날인 21일 응급 수술을 받았다.
A양 가족들에 따르면, 수술을 마친 뒤 병실로 온 A양은 고열이 지속되는 등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이날 오전부터 미열이 있긴 했지만 수술 후 호흡곤란 증세까지 나타났고, 급기야 저녁으로 먹은 음식도 모두 토했다.
수술 이후 고통 호소…의무기록지엔 '이상 소견 無'
밤이 되자 A양은 침대 위를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A양의 통증은 새벽 내내 지속됐다. A양 부모는 이런 상황을 알리며 병원 측에 처치와 추가 진통제를 요구했으나, "이미 1·2차 추가 진통제를 당겨 맞아 추가 처방을 위해서는 주치의가 출근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수술 부위가 아프지 않도록 아이가 침대에서 구르지 않게 하는 게 최선이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수술 다음 날인 22일 오전 8시쯤이 되자 A양은 입술이 퍼렇게 변하는 등 상태가 더욱 악화됐다. 유족들에 따르면 점심 시간대에 회진을 온 주치의는 또다시 "소아과에 협진을 요청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당시 병원 의무기록지에는 'A양의 오른쪽 볼이 푸르게 변하고 산소포화도가 90% 초반으로 낮게 나왔다는 소견을 전달받았다. 신체 검진을 진행했지만 손발 움직임 등을 확인한 후 유의할 만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산소포화도가 90% 이상으로 유지되면 일단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기재돼 있다.
오후 1시쯤 A양은 호흡을 멈추고 심정지에 빠졌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오후 2시 17분 끝내 숨졌다. A양의 사인은 '패혈증 쇼크'였다.
유족 "타과 협진 등 조치 안 해"…병원 "의료과실 없었다"
A양 어머니는 "의료진은 계속해서 '협진하겠다'고 얘기만 하고 실제로는 전혀 안 이뤄진 게 너무 속상하다. 아이가 수술 후 밤새 퉁퉁 붓고 인상 쓰고 아파했다. 손바닥에 붉은 반점도 생기고 상태가 정말 위독했는데 중환자실로 옮기지도 않았고 왜 별다른 조치가 없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반면 병원 측은 내부 검토 결과 의료 과실은 없었으며,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필수의료' 분야임에도 최선을 다해 치료했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A양은 다른 병원에서 진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원했고, 의료진은 환자 상태를 면밀히 살핀 뒤 즉각 응급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은 의학적으로 적절하게 이뤄졌고, 이후 상태가 악화한 점은 의료진에게도 매우 예외적이고 충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 측 주장과 달리 소아과 협진은 요청한 상태였고, 병원 내부 검토와 주치의 소견에서도 의료적 과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소아정형외과는 전담 인력이 부족하고 기피되는 진료 분야임에도 적극적으로 환아를 받아 진료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A양 측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A양 측 변호사는 "필수의료 분야에 의사 수가 부족한 문제와 A양의 사망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의료진 개인이 진단과 응급처치를 소홀하게 했을 수 있고, 병원 내부에서 소아과 등과 손쉽게 협진이 이뤄지지 못하고 미뤄진 '시스템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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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김혜민 기자 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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