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 천명한 李…‘모병제’로 청년, ‘수도 세종’으로 중원 훑고 ‘대구行’

변문우 기자 2025. 4. 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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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모병제’ ‘세종 국회의사당‧대통령 집무실’ 공약 내걸고 중도층 표심 공략
대구 방문해 ‘K-콘텐츠’ 육성 강조한다…주말에는 ‘충청-영남’ 합동연설회 출격
중도보수 깃발 꽂은 효과는?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중도층 표심 ‘절반’ 얻었다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우리 당이 중도보수 포지션을 맡아야 한다"(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권 유력 후보인 이재명 전 대표가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선택적 모병제'를 비롯한 국방 공약과 '세종 수도 이전'을 약속하며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청년과 충청 중도층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여기에 이 전 대표는 오는 18일 대구를 방문하며 중도보수 지지자들에게 존재감 어필을 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이 전 대표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절반에 달하는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7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 방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택적 모병제' 공약을 시사했다. 그는 "수십만 청년을 병영에 가둬놓는 전통도 중요하겠지만 그렇게 하는 게 효율적인가 생각한다"며 "(선택적 모병제는) 지난 대선 때 말씀드린 것처럼 징병제와 모병제의 장점을 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완전히 무기 체제로 결판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청년들을 단순 반복적 훈련으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보다는 복합 무기 체계에 대한 전문 지식을 익히거나 연구 개발에 참여하게 하고 또 전역 후에도 그 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선택적 모병제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국방' 관련 공약도 이날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K-방산'을 기치로 내걸어 "우리나라를 세계 4대 방위산업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AI(인공지능) 첨단 기술을 무장한 방산 수출 컨트롤 타워 신설 및 대통령 주재 방산수출진흥전략회의 정례화와 정책금융 체계 개편 등 방안을 내걸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산 대공방어무기 체계와 초대형 최첨단 탄두 기술은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안보'의 핵심 자산"이라며 "K-방산은 반도체, 2차전지, 미래 자동차 등과 더불어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미래 먹거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범정부적 지원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수도 세종' 공약도 다시금 천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충청은 국토의 중심이자 수도권과 남부권을 잇는 전략의 요충지다. 충청의 심장이 뛰어야 대한민국 경제의 혈맥이 살아난다"며 "균형발전의 심장 충청을 행정·과학 수도로 만들겠다.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 국회 본원 및 대통령 집무실 세종 완전 이전을 추진하고, 현재 중단된 공공기관 이전도 조속히 재개할 것"이라며 "세종을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대전은 세계적인 과학수도로 만들겠다. 충북은 미래 산업의 중심지로, 충남은 환황해권 거점으로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李 '잘사니즘' '흑묘백묘' 효과, 중도층 지지율로 입증

이처럼 대선 스윙보터로 꼽히는 청년층과 충청권 표심을 훑은데 이어 이 전 대표는 이튿날인 18일 대구 북구에 있는 대현도서관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세계를 주도하는 'K-콘텐츠'와 소프트파워 강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대현도서관은 대구 최초의 웹툰 특화 도서관이자 전국 최초의 웹툰 스마트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일련의 행보들은 다가오는 당내 경선 합동 연설회(19일 충청-20일 영남)는 물론 향후 본선에서의 중도 보수 지지층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중도보수론'을 표방하며 중도층을 겨냥한 '잘사니즘'과 '흑묘백묘론(쥐만 잘 잡으면 고양이가 무슨 색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키워드를 재차 강조하며 계파와 이념을 초월한 '실용주의' 기조를 천명해왔다.

이 전 대표의 전략은 여론조사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본인의 이념 성향을 '중도적'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42%는 이 전 대표를 지지 후보로 선택했다. 이는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오른 수치다. 특히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5%), 홍준표 전 대구시장(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3%)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1%) 등 보수진영 핵심 인사 4명의 중도층 지지율을 합한 것보다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며 응답률은 14.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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