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나 빼고 또 재밌는 거 하네” 4일간 20만명 다녀간 불교박람회
불교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종교’와 ‘인기’라는 단어의 조합이 어색해 보이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불자가 아닌데도 불교를 ‘소비’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사전 등록자만 4만 명에 실제 관람객은 4일간 20만 명을 넘겼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불교박람회 후기 글로 가득하다. 불교박람회는 어쩌다 MZ세대의 놀이터가 됐을까. 궁금증을 안고 불교박람회를 찾았다.
특히 음계가 다른 목탁들로 직접 연주를 해보는 체험부터 △싱잉볼 체험 △염주 만들기 체험 △기 치료 체험 △출가 상담 △명상 체험 △다도 체험 등 다양한 체험 부스가 박람회에 생기를 더했다.
그중 SNS를 뜨겁게 달군 체험은 ‘임종 체험’ 부스와 ‘AI 출가 체험’ 부스.
이날 임종 체험을 한 문서연 기자는 “관에 들어가 보니 외로웠다. 바깥에 소리가 들리는데 관 안은 조용해서 기분이 이상했다”며 “살아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체험이라 의미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출가 사진을 받은 한 관람객은 “장난삼아 머리 밀고 절에 들어간다는 말을 자주 했었는데 실제로 스님이 된 나를 보니 기분이 묘하다”며 “친구들에게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맑은 눈, 깨달음의 시작’이라는 문구가 적힌 안구건조증 치료 의료기기 부스에 방문한 이현준(25) 씨는 “언뜻 보기에 불교와 상관없어 보이는데, 이렇게 불교적인 메시지를 접목하는 게 재밌고 흥미롭다”고 말했다.
‘극락도 락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나 합장하는 모양의 손톱깎이, ‘번뇌가 닦이는 수건’이라는 문장이 박힌 수건, 불상이 그려진 키링, 부처의 손 인센스 홀더 등 불교의 교리와 문화를 각종 상품에 트렌디하게 담아냈다.
‘야, 너도 부처 될 수 있어’, ‘불심 췍’ 등 밈(Meme)을 활용하거나 일상 속 공감을 끌어내는 굿즈가 대부분이라 “불자는 아니지만 갖고 싶다”며 구매하는 관람객도 많았다.
첫날부터 인산인해를 이루던 굿즈 부스들은 SNS상에 후기가 퍼지며 날이 지날수록 더 많은 관람객을 모았다. 마지막 날엔 대기 줄이 길어져 조기마감을 해야 할 정도. 다른 부스에서도 연이은 품절로 사고 싶었던 물건을 못 샀다며 아쉬워하는 관람객이 많았다.
행사 마지막 날인 6일 박람회를 찾은 정혜선(26) 씨는 “어떤 부스는 입장 대기 시간만 3시간이었다”며 “내년에는 시간대별로 인원 제한을 두는 방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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