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준 '4연투' 혹사 논란→'80G 페이스' 이영하 더 우려?…'두산 불펜 매뉴얼' 재정립 절실하다

김근한 기자 2025. 4. 1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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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초 두산 김호준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가 야심 차게 시작한 올 시즌 초반 투·타 불균형과 연쇄 부상 악령에 시달리면서 리그 9위까지 추락했다. 단순히 순위 부진뿐만 아니라 최근 4연투 혹사 논란에도 휩싸인 가운데 향후 마운드 과부하 방지를 위한 불펜 매뉴얼 재정립이 절실한 분위기다. 

두산은 지난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9-2 대승을 거두면서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이었떤 주말 시리즈 스윕 패를 면했다. 선발 투수 최승용이 4.2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 충족에 실패한 가운데 박치국(0.1이닝)-최지강(2이닝)-홍민규(1이닝)-김택연(1이닝)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남은 이닝을 책임졌다. 

하지만, 야구계에서 일요일 승리보다 더 큰 두산 이슈는 전날 있었던 좌완 불펜 김호준의 4연투였다. 두산은 지난 주중 첫 경기인 지난 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장 11회 승부를 펼치면서 불펜 6명을 첫날부터 소모했다. 

김호준은 9일 잠실 한화전에서 8회 초 구원 등판해 0.2이닝 7구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호준은 10일 잠실 한화전에서도 6회 초 구원 등판해 0.2이닝 16구 2피안타 1실점으로 연투를 펼쳤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김호준은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7회 말 2사 뒤 구원 등판해 0.2이닝 11구 1피안타 1실점으로 3연투를 선보였다. 

설마 했던 4연투는 12일 잠실 LG전에서 나왔다. 김호준은 12일 경기 8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오지환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문성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는 아쉬움을 남겼다. 평소 140km/h 중반대 정도 나왔던 김호준의 투심 패스트볼 구속은 4연투 당일 140km/h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현대 야구에서 이제 4연투는 사실상 사라진 기용법이다. KBO리그에서 가장 최근 4연투가 나온 사례는 2023년 8월 15~18일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상수의 4연투였다. 이제는 불펜 3연투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추세다. 하지만, 김호준이 4연투를 펼치면서 KBO리그 4연투 사례가 2025년에 또 만들어졌다. 

김호준의 4연투 기용은 당일 경기 기준 이틀 전 투구 수(55개)가 많았던 홍민규의 휴식과 15~17일 주중 시리즈 취소에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호준의 4연투 기간 전체 투구 수와 관계 없이 4연투는 지양도 아닌 아예 나오지 말아야 할 그림이었다.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2사 1루 두산 이영하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말 2사 만루 두산 이영하가 LG 송찬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실 김호준뿐만 아니라 더 심각한 과부하가 염려되는 선수는 이영하다. 이영하는 지난 주중 시리즈에서 3연투를 펼치고, 하루 휴식 뒤 다시 12일 마운드에 올랐다. 13일 경기에서도 불펜에서 몸을 푸는 장면이 잡혔던 가운데 이영하는 올 시즌 초반 특정한 역할이 아닌 거의 모든 경기 상황에서 마운드 위로 오르고 있다. 

이영하는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해 10.2이닝을 소화했다. 이 흐름이 유지된다면 144경기 기준 83경기 등판, 77.3이닝 소화라는 수치가 나온다. 기본적인 투구 체력이 강한 스타일이지만, 예상보다 더 잦은 등판과 많은 이닝 소화 숫자 아래 버틸 장사는 없다. 

물론 두산 벤치의 시즌 초반 고민도 분명히 컸다. 토종 에이스 곽빈과 베테랑 셋업맨 홍건희가 부상으로 빠진 여파 속에 남은 불펜 자원으로 최대한 버티려는 벤치 계산이 있었다. 하지만, 개막 초반부터 투·타 밸런스 불균형으로 접전 경기가 많아지면서 두산 벤치의 마운드 운용 셈법도 더 복잡해졌다. 접전 경기 증가로 경기당 투수 소모 숫자도 너무 많았다. 다소 무리한 만큼 팀 승리가 따라오지 않은 점 역시 뼈아팠다. 

그래도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19경기를 치른 가운데 여전히 125경기가 남아 있다. 두산 벤치가 불펜 운용 매뉴얼을 재정립한다면 홍건희·곽빈 복귀 시너지 효과와 함께 분명히 반등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큰 방향성은 분명히 필요하다. 멀티 이닝과 이닝 쪼개기를 최대한 지양하는 방향이다. 소위 말하는 '좌우 놀이'는 어떤 승부처에서는 필요하지만, 일주일 동안 매일 그 방향을 유지하면 불펜 소모가 극심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선발 투수를 더 믿고 길게 가야 할 때도 있다. 당일 경기 상황과 일주일 흐름, 그리고 1개월 뒤까지 고루 바라봐야 한다. 모든 구단에 너무나 어려운 과제지만, 지금 두산 벤치에 가장 절실한 역량이기도 하다. 불펜 투수들의 고된 헌신이 빛 바라는 결과로 나오지 않아야 한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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