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교역 사실상 스톱… 해운업계도 ‘관세 불똥’

김형민 기자 2025. 4. 1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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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양국 간 교역이 사실상 중단 상태에 접어들었다.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미국 정부의 관세 장벽을 넘지 못하면서 중국 공급망을 활용하던 미국 내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이 미국 내 기업들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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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물동량 감소, 해운운임 급락
美운송업체 “中비즈니스 중단 상태”
컨테이너선 공급도 늘어 하락 부채질
“동남아-유럽 노선 늘어날 가능성에… 한국 업계는 영향 적을수도” 분석도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양국 간 교역이 사실상 중단 상태에 접어들었다.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미국 정부의 관세 장벽을 넘지 못하면서 중국 공급망을 활용하던 미국 내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양국 간 교역량 감소는 전 세계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며 해운 운임마저 떨어지고 있다. 해운 운임 하락은 전 세계 해운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 HMM 등 국내 해운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이 미국 내 기업들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수입산 중국 제품에 145%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중국은 미국산 수입 제품에 125% 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글로벌 공급망 시장 분석 및 자문서비스 기업인 시-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의 앨런 머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수입업체가 중국산 가구 주문을 전면 중단했고 장난감, 의류, 신발, 스포츠 용품도 수입을 중단했다”고 했다. 해상 운송업체 OL USA의 앨런 베어 CEO도 “중국 관련된 비즈니스는 거의 모두 중단된 상태”라고 했다. 스티븐 러마 미 의류·신발 협회(AAFA) CEO는 “높은 관세와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장 심각한 공급망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관세가 너무 높아 기업들은 주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중 관세전쟁으로 인한 불똥은 해운업계로 옮겨붙었다. 세계 최대 해상 물동량을 처리하는 미국과 중국의 교역 중단으로 전 세계 물동량이 줄면서 운임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해상 운임의 기초가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월 3일 2505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21일 1293까지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산출하는 K컨테이너운임지수(KCCI)도 올 초 3300대에서 추락해 이달 들어 1800대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해운운임은 미중 관세전쟁 이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팬데믹 시기 발주된 컨테이너 선박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지며 선복량(적재 능력) 공급 과잉 상태가 이어지는 데다 홍해 봉쇄 사태가 풀리면서 수에즈 운하 재개통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운 운임 하락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하락 추세에 있다”며 “이스라엘 전쟁 소강상태, 미중 갈등이 해운 운임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미중 관세전쟁으로 줄어드는 중국의 대미 수출물량이 동남아나 유럽 등으로 흘러갈 경우 국내 해운업에는 이익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해운사의 주력 노선이 미주 노선보다는 동남아 노선에 집중돼 있어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의 전 세계 컨테이너선 물동량 점유율은 14일 기준 2.9%에 불과해 유럽 및 중국 해운사와 비교해 양국 관세 전쟁에 따른 영향이 적은 편이다. 한국해양대 석좌교수를 지낸 권평오 전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KOTRA) 사장은 “미중 관세전쟁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영향을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양국 간 줄어드는 수출 물량이 제3국으로 이동할 수 있어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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