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불운 끊고 마스터스 제패…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연장전 우승 퍼트 직후 그린에 무릎 꿇고 두 손에 얼굴을 묻으며 격정적인 감정을 토해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식 인터뷰에서 한층 여유를 찾고 활짝 웃었다. “우승 직후엔 지난 11년, 아니 14년 동안의 감정이 폭발한 것 같았다”며 “오늘은 내 골프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기뻐했다.
매킬로이는 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1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2개로 1타를 잃고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이날만 버디 10개와 보기 4개로 6언더파를 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공동선두를 이룬 뒤 연장에서 승리했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 오픈, 2012·2014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 오픈 우승 이후 11년 만에, 총 17번째 도전한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조각을 채웠다. 또한 시즌 3승, 통산 29승을 거두며 우승상금 420만달러(약 60억원)를 거머쥐고 시즌 상금 1위(1325만7558달러)를 굳게 지켰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1935년 진 사라젠, 1953년 벤 호건(이상 미국), 1965년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1966년 잭 니클라우스, 2000년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은 6번째 위업이다. 우즈는 이날 SNS 엑스에 “(그랜드슬램) 클럽에 온 걸 환영한다.
긴 여정 동안 보여준 끈기는 인상적이었고, 이제 골프역사의 한 부분이 됐다”고 써 자신의 뒤를 이은 매킬로이를 축하했다.
‘디 애슬레틱’은 “매킬로이가 마스터스 89년 역사상 가장 큰 붕괴 위기를 딛고, 자신을 괴롭혀온 유령과 정면승부를 벌여 이겼다”고 이날의 우승을 묘사했다. 2011년 4타 차 선두로 맞은 마스터스 최종일 후반의 대몰락(공동 15위), 최종일 공동선두로 출발해 캐머런 스미스(호주)에게 빼앗긴 2022년 제150회 디 오픈(3위), 2023년과 2024년 US 오픈 연속 준우승 등 뼈저린 실패 역사는 이날의 감격을 위한 밑그림이 됐다.
롤러코스터 같은 마지막 라운드였다. 2타 차 선두로 시작한 매킬로이는 두 번째 홀 만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자리를 뺏겼으나 이후 3, 4번홀 연속 버디로 선두를 되찾았다. 9, 10번홀 연속 버디로 4타 차 선두를 달렸지만 13번홀(파5)에서 더블 보기를 해 로즈에게 공동선두를 내줬고, 14번홀(파4) 보기로 오히려 2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15번(파5), 17번홀(파4)에서 완벽한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잡아 1위를 탈환했다. 18번홀(파4)에서 1.5m 파퍼트를 실패해 연장까지 갔으나 연장전 첫 홀에서 정교한 세컨드샷으로 홀 1.2m 옆에 붙였고 우승 퍼트를 이번엔 놓치지 않았다.
PGA투어 통산 11승(메이저 1승),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로즈는 2015, 2017년에 이어 3번째 마스터스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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