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살아 숨쉬는' 女 누드 조각상…"기괴하고 흉측하다" 발칵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최근 설치된 높이 13m의 여성 조각상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을 되살리겠다’는 취지지만 중요한 현안은 제쳐놓고 이 조각상 설치가 왜 우선시됐냐는 거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저스틴 허먼 플라자에는 조각가 마코 코크란의 작품 ‘R-에볼루션(R-Evolution)’이 설치됐다.
높이 13.7m에 달하는 이 작품은 2015년 ‘버닝맨’ 축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후 각지에서 전시되며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에도 전시됐다.
작가는 공공예술 비영리 단체의 후원으로 음악, 조명 등과 함께 공개된 이 작품은 ‘여성의 힘과 해방의 상징’을 표방한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모델은 여성 인권 활동가인 데자 솔리스(Deja Solis)다. 이를 통해 ‘여성이 진정으로 안전하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질문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조각상 내부에 설치된 모터로 밤에는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보이도록 디자인됐다.
이 조각상은 지난 10일 공공예술 비영리 단체 ‘일루미네이트’(Illuminate)의 후원으로 음악, 조명, 퍼포먼스 아트와 함께 공개됐다.
샌프란시스코의 여가·공원 관리 당국은 ‘R-에불루션’이 최소 6개월 동안 도시에 설치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조각상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퍼지자, 조각상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역을 되살리겠다며 벌거벗은 여성을 두는 것이 말이 되냐”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 한복판에 부적절하다” “노숙자들로 가득 찬 도시에, 8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고통받는데 14t짜리 조형물이라니” “기괴하고 흉측하다” 등 반응이 잇따랐다.
한 공화당 소속 시의원은 “시 당국이 우선순위를 잘못 두고 있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중요한 것들을 제외한 모든 것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지 매체는 “‘R-에볼루션’의 여러 문제 중 하나는 우리 모두가 이 작품의 관객인데 우리 중 누구도 이 조각상을 원치 않았다는 것”이라며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가 부끄럽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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