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에 떨어지는 달러·위안화…새우등 터지는 ‘원화’

정다슬 2025. 4. 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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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달러현물지수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트럼프發 관세전쟁 달러 근본 가치 훼손 가능성
中, 고율관세 대응해 위안화 가치 평가절하
블룸버그 "원화, 위안화와의 통화 상관관계 가장 높아"
챗GPT 제작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중 관세전쟁의 여파로 달러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역시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문제는 미중 경제에 강하게 연동돼 있는 우리나라 원화 역시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달러현물지수는 최대 0.4% 하락했다. 지난주 2.4% 하락한 데 이어 또 하락한 것이다. 블룸버그 달러현물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달러 가치 하락은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 대한 보유 비중을 줄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8일까지 주간 기간 투기적 트레이더들의 달러 매도 포지션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미국 경제의 근본 경쟁력을 훼손하고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달러 하락에 대비한 헤지 수요는 5년만 최고치로 치솟았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달러가 12개 주요 통화에 대해 3개월 만기 옵션에서 콜옵션과 풋옵션 간 스프레드를 측정하는 지표(리스크 리버설 지수)는 2020년 3월 팬데믹 최악의 시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 지표는 지난주 5년 만에 처음으로 0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콜옵션 수요보다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풋옵션에 대한 수요가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둔 페퍼스톤 그룹의 리서치 총괄인 크리스 웨스턴은 “달러에 대한 의문이 이 문제가 하루 이틀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가 진행중일 수 있다는 신호를 나타낸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상대국들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핵심축으로서 미국 통화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관리환율제인 위안화는 연이어 고시환율을 내리고 있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에 대한 위안화 기준치를 1달러=7.2110위안으로 전 거래일 대비 0.032% 내렸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주 심리적 경계선인 1달러=7.2위안을 돌파한 후 연일 하락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상하이 시장에서의 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기준환율로부터 ±2%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날 역내 위안화 환율은 7.35522위안까지 하락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시장에서는 중국정부가 일정 부분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며 위안화를 매도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신흥 아시아 통화의 앵커(기준점) 역할을 하는 위안화 가치하락은 다른 신흥국 통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블룸버그는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국가로 한국을 뽑았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크게 절하시킬 경우 한국 원화와 국채가 동반 하락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2007년 이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위안화는 주간평균 변동폭보다 2표준편차 이상 큰 폭으로 하락한 사례가 30회 있었으며 이때 원화는 평균 1.05% 하락했다.

창 웨이량 DBS그룹 홀딩스 거시전략가는 “만약 위안화 절하 속도가 빨라지면 중국과 한국의 수출 구조 유사성이 높다는 점에서 경쟁적인 통화 절하 우려가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원화에 대한 매도 압력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블룸버그는 원화와 위안화의 통계적 상관관계가 2015년보다 더 커졌다고 밝혔다. 중국은 약화된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고자 2015년 8월 11~13일 3일간 대미달러 기준환율을 총 4.66% 평가절하했다. 그 결과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동반 약세현상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그 충격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마켓 전략가는 “중국과의 무역관계가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여전하다”며 “만약 중국이 과거처럼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한다면 원화는 다른 아시아신흥국 통화들과 함께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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