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덮친 관세폭탄… 공정률 85% 2차전지공장 건설도 멈췄다

이승륜 기자 2025. 4. 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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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 생기면 이 마을도 달라질 줄 알았죠. 그런데 지금은 다 멈출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지난 12일 오전, 부산 기장군 동부산 이파크(E-PARK) 일반산업단지.

금양은 2차전지 시장 침체와 유동성 위기로 자산 매각과 투자 유치 등 자금 확보에 나섰으며,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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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허리’ 지역 중견기업 휘청
부산 이파크 산단 공사 중단
광주 부국철강 영업익 급감
경남 대저건설, 법정관리行
전문가 “하도급 등 연쇄 타격”
지난 12일 부산 기장군 금양 2차전지 공장 공사장 출입구가 통제되고 있다.


“공장이 생기면 이 마을도 달라질 줄 알았죠. 그런데 지금은 다 멈출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지난 12일 오전, 부산 기장군 동부산 이파크(E-PARK) 일반산업단지. 시공률 85%를 넘긴 금양 2차전지 공장 건설현장은 굳게 닫힌 철문 뒤로 적막감만 감돌았다. 보안업체 직원은 “공사인력은 철수했고, 장비도 못 나가고 있다”며 “공사비를 못 받은 시공사가 유치권을 걸어 외부 출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근 마을 주민 A(70대) 씨는 “금양 덕분에 마을이 산단에 편입될 줄 알았는데, 공사가 중단됐다. 이번 사태 여파가 주변 산단 전체 분위기로 번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양은 2차전지 시장 침체와 유동성 위기로 자산 매각과 투자 유치 등 자금 확보에 나섰으며,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관세 전쟁과 경기침체 여파로 지역의 중견기업들이 잇따라 흔들리고 있다. 법정관리, 거래정지, 인수합병 등이 이어지며 전문가들은 “산업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한 비상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14일 유동성 악화, 수출 부진, 내수 위축 등으로 휴·폐업 기업 수가 2022년 11개에서 2023년 65개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대전의 라이온켐텍은 외지 기업에 인수됐고, 광주의 부국철강은 경기 침체 여파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광주시는 기업 위기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나 선거법 제약으로 실질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지역 건설업계도 흔들리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건설면허 말소·반납은 455건으로, 올 한 해 폐업 건수가 지난해(988건) 수치를 넘을 전망이다. ‘부산 반얀트리 화재’와 관련, 시공사인 부산의 삼정기업은 화재 이후 금융 압박과 계약 해지로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경남 대저건설은 공사비 미회수로 지난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창원 사화공원 시공사 지위도 포기했다. 경남도는 하도급 비율을 높이고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충북 대흥건설은 자금난과 체불 문제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으며, 도는 민관 협의체를 꾸려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신규 기업 유치보다 기존 생태계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김영재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산단 입주 도시 상당수가 주력 산업이 부재하다 보니, 기업 하나가 흔들리면 하도급과 자영업자까지 연쇄 피해를 입는다”며 “지방자치단체는 단기 금융지원을 넘어 지분투자 기반의 생태계 재편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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