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결사항전' 중국의 자신감... "제2의 플라자 합의는 없다"[양정대의 전쟁(錢爭)외교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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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대한 중국의 반격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되 물밑 협상에 더 무게를 뒀던 트럼프 1기 때와는 사뭇 다르다.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중국이 관세 영향을 상쇄하려 환율을 조작한다"고 공개 비난한 직후 중국은 보란 듯이 달러당 7.2위안 선을 허물며 '환율전쟁'도 감내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미국이 동맹·우호국들에까지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빈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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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평가절하·희토류 무기화 등 '맞불'
'美의 일방적 환율 조정' 수용 불가 의지
美 동맹국과 관계 개선으로 입지 확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대한 중국의 반격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되 물밑 협상에 더 무게를 뒀던 트럼프 1기 때와는 사뭇 다르다. 자유무역 수호자로서의 외교적 입지 확대와 내수 부양을 통한 경제 체질 변화에 대한 자신감의 반영이란 분석과 함께 트럼프를 향해 “제2의 플라자 합의는 없다”는 메시지를 발산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트럼프의 관세 공격에 하루 시차를 두고 동일한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 해결 절차를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 갈등 유발자인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문제 해결의 열쇠가 자유무역 확대임을 강조한 셈이다.
주목되는 건 위안화 평가절하와 희토류의 무기화다.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중국이 관세 영향을 상쇄하려 환율을 조작한다”고 공개 비난한 직후 중국은 보란 듯이 달러당 7.2위안 선을 허물며 ‘환율전쟁’도 감내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대미 보복 조치 대상에 희토류 원석은 물론 가공·정제 희토류까지 포함시켰다. 일부 미국산 농산품·가금육 제재 검토는 트럼프의 지지 기반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양회에서 내수 진작과 기술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총재정적자 규모를 11조8,600억 위안(약 2,380조 원)으로 늘리는 등 “소비자들의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을 넣어주는 정책”(로이터통신)을 택했다. ‘딥시크’로 상징되는 인공지능(AI) 분야와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 미국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등도 대미 항전의 축이다.
중국은 미국이 동맹·우호국들에까지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빈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변국과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을 주문하는 등 관련 사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는 “중국이 미국의 동맹국들과 관계를 개선해 자신의 대안적 세계 질서를 발전시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연합(EU)과는 7월 정상회담에서 공조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중국의 결사항전은 트럼프의 ‘인위적인 통화가치 조정’에 응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로 보인다. 한때 최대 대미 흑자국이던 일본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평가절상시켰다가 ‘잃어버린 30년’의 터널에 갇힌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금융시장 개방에 선을 그어온 중국이 최근 정책금리로 활용해온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 결정을 민간에 맡기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양정대 선임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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