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 진행 중 사과·감자, 검역 탄력받나…美와 검역절차 개선 협의

이성원 2025. 8. 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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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상호관세 협상에서 정부가 쌀과 소고기의 추가 개방은 막았지만, 이미 검역 절차가 진행 중인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 검역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과의 협상 이후 브리핑에서 "비관세 장벽과 관련된 검역 절차 개선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한 발언이 단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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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비관세 장벽 등 검역절차 개선 협의"
33년 묶인 미국산 사과 검역에 속도 전망
감자·넥타린·서양배 등 16개 품목 영향권
한미 관세 협상을 마친 구윤철(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정관(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 상호관세 협상에서 정부가 쌀과 소고기의 추가 개방은 막았지만, 이미 검역 절차가 진행 중인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 검역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가 미국과 비관세 장벽 개선을 위한 기술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해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과의 협상 이후 브리핑에서 "비관세 장벽과 관련된 검역 절차 개선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한 발언이 단서가 됐다. 이는 추가적인 시장 개방은 없지만, 이미 개방된 농산물의 검역 절차는 미국과 협의를 진행하며 협력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외국산 농산물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동식물 위생·검역(SPS) 규정에 따라 8단계의 수입위험분석 절차를 거쳐야 국내 수입이 가능하다. 보통 검역 절차에 8년 정도 걸리지만, 중국산 체리의 경우 3.7년 만에 완료된 사례가 있다.

국내 식물방역법상 일부 단계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할 수 없지만, 미국이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제시할 경우 검역 당국은 이를 검토해 절차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역 절차 '개선'은 소통 강화와 8단계 검역 절차의 과학적 역량 제고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검역 절차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품목은 미국산 사과다. 미국산 사과는 연간 생산량이 약 500만 톤으로 전 세계 2위 규모이며, 국내에 수입되면 한국산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산 사과는 1993년 미국이 수입 허용을 신청한 이후 33년째 검역 절차 8단계 중 2단계인 '수입위험분석 절차 착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의 SPS 절차를 대표적 비관세 장벽으로 꼽고 있다.

이 밖에 한국에서 검역 절차를 밟고 있는 미국산 농산품은 총 16개다. 11개주(州)산 감자가 ‘수입허용기준 초안 작성'(6단계)로 가장 앞서 있고, 넥타린(핵과류)이 ‘관리방안평가'(5단계), 미당근은 ‘개별병해충위험평가'(4단계), 서양배는 ‘예비위험평가'(3단계) 등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유전자변형작물(LMO) 감자는 지난 3월 검역 '적합' 판정을 내렸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사 절차만 남은 상태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검역절차 개선 여부는 미국이 추가적으로 제시하는 과학적·기술적 근거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 합리적 협상을 이어나가면 (일방적 절차 축소 등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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