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preview] ‘혁신가’ 프랭크vs'개혁가' 마레스카, ‘서런던 더비’의 주인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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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포드를 PL의 ‘언더독’으로 만든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점유율 축구로 첼시의 변화를 이끄는 엔조 마레스카 감독. 다른 철학의 두 감독이 서런던 더비에서 격돌한다.

브렌트포드와 첼시는 6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포드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1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현재 브렌트포드는 12승 5무 13패로 11위, 첼시는 15승 7무 8패로 4위에 위치해 있다.

# ‘들쭉날쭉’ 브렌트포드vs‘UCL 복귀 기회’ 첼시

브렌트포드의 경기력은 일관적이지 못하다. 5경기 2승 1무 2패. 24R 토트넘전 패배 이후 웨스트햄, 레스터 시티를 연달아 격파하며 분위기를 타는 듯했다. 그러나 에버턴전 무승부를 시작으로 아스톤 빌라와 본머스, 뉴캐슬을 상대로 승과 패를 반복하며 흐름을 살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승점 41점으로 리그 11위. 들쭉날쭉한 경기력 속에 힘겨운 순위 경쟁을 이어 나가고 있다. 남은 일정 또한 쉽지 않다. 첼시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아스널-브라이튼-노팅엄 포레스트를 연달아 만난다. 안정적인 중위권을 확보하기 위해, 첼시전 승리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브렌트포드다.

3시즌만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복귀를 노리는 첼시는 리그 8경기를 남겨놓은 시점, ‘불안한’ 4위를 유지하고 있다. 6위 뉴캐슬과의 승점 차이는 2점.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앞으로의 일정도 부담스럽다. 리그에서는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는 리버풀과 뉴캐슬,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대결이 남았다. 아울러 유로파 컨퍼런스리그도 치러내야 한다. 다음 시즌 UCL 진출 상한선인 리그 5위 경쟁 팀들 중 유일하게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살아남은 첼시이기에 상대적으로 촘촘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돌아오는 11일에도 레기아 바르샤바와의 컨퍼런스리그 8강전이 예정되어 있다. 힘든 주중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에, 이번 31라운드 승리뿐 아니라 체력 안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첼시이다.

# ‘혁신’과 ‘개혁’, 전술로 맞붙을 벤치의 리더들

양 팀의 상황과 더불어, ‘감독 맞대결’도 이목을 끈다. 브렌트포드에는 ‘혁신가’ 프랭크 감독이 있다. 프랭크는 2018-19시즌 당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소속이었던 브렌트포드의 지휘봉을 잡았다. 첫 시즌 순위는 11위. 무난한 출발이었다. 2년 차부터는 팀의 순위를 끌어올렸다. 3백 기반의 시스템에서 4-3-3 포메이션으로의 변화를 가져갔고, 올리 왓킨스, 사이드 벤라마를 비롯한 공격수들의 활약이 이어지며 리그 3위를 기록. 5년 만의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비록 풀럼과의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패배하며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프랭크는 6월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발전은 계속되었다. 이듬해, 그는 브렌트포드의 74년 만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승격을 이끌었고, 구단의 ‘새 역사’를 이끈 감독이 되었다.

프랭크 감독은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경기 운영으로 PL에 연착륙했다. 프리미어리그 입성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22-23시즌, 브렌트포드는 리그 9위에 올랐다. 구단 최고 성적이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폿몹’에 따르면, 해당 시즌 평균 점유율은 43.5%(16위)에 불과했지만, 예상 골(xG) 값은 57.9골로 리그에서 7번째로 높았다. 유효 슈팅 비율(SoT) 또한 37%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좋은 수치를 보였다. 프랭크 감독은 브렌트포드를 ‘리그에서 가장 효과적인 공격’을 자랑하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시즌 역시 슈팅 당 0.14골을 득점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높은 공격 효율성을 자랑한다.

첼시에는 ‘개혁가’ 마레스카 감독이 있다. 2022-23시즌 12위. 2023-24시즌 6위 등 좋지 않은 시기를 보낸 첼시는 마레스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그는 빌드업 중심의 축구로 ‘새로운’ 첼시를 만들었다. 양 측면 수비수인 말로 귀스토, 마크 쿠쿠렐라를 ‘인버티드 풀백’으로 활용해 중앙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켰다. 리바이 콜윌, 엔조 페르난데스까지 가세하며 이번 시즌 리그 최고의 안정성을 자랑한다. 첼시는 이번 시즌 경기당 465.2회의 정확한 패스를 성공시켰다. 이는 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마레스카 감독의 빌드업 전술 효과성을 증명한다.

프랭크 감독의 효과적인 역습 공격은 첼시의 빌드업 축구에 큰 위협이다. 수비라인 조정을 통해 빌드업의 세밀함을 결정하는 마레스카의 대처에 따라 경기의 구도는 달라질 것이다.

첼시는 경기 초반을 조심해야 한다. 압박을 적극 활용하는 만큼, 경기 초반 득점에 능숙한 브렌트포드다.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4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토트넘, 웨스트햄과의 대결에서 세 경기 연속으로 1분에 득점하며 PL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마레스카의 느리고 안정적인 빌드업을 활용해 상대의 템포를 줄여내는 것이 핵심이다.

브렌트포드의 이번 경기 고민거리는 첼시의 중앙 지역이다. 모이세스 카이세도, 엔조 페르난데스는 마레스카 감독 부임 이후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핵심 미드필더, 마티아스 옌센이 부상으로 출장 불가한 브렌트포드이기에, 측면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경기의 열쇠가 될 것이다. 프랭크 감독하에서 기량을 만개한 요안 위사와 브라이언 음뵈모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 23번째 서런던 더비, 전적은 ‘백중세’

서런던에 위치한 브렌트포드와 첼시의 경기는 이번이 23번째 맞대결이다. ‘더비’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많은 경기에서 만나지 않았던 양 팀이다. 그러나 적은 만남에도 많은 명승부를 만들었다. 22번의 맞대결 속에서 각각 7번, 11번의 승리를 나누어 가졌다

브렌트포드는 그 어떤 팀보다 첼시에게 강하다. 2021-22시즌 리그 31라운드 맞대결을 시작으로 2023-24시즌까지, 3년간 첼시에게 패배하지 않았다. 세 번의 원정 승리와 두 번의 무승부. 완벽한 상성 관계를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첼시는 드디어 브렌트포드를 극복했다. 리그 16라운드, 마크 쿠쿠렐라와 니콜라스 잭슨의 연속골이 터지며 2-1로 제압했다. 길었던 천적 관계를 청산한 첼시이기에 이번 경기 또한 승리로 장식해 올해 ‘서런던의 주인’으로 거듭날지 관심이 주목된다.

프랭크와 마레스카의 서런던 더비.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진 두 팀이 시즌 막바지에 서로를 맞이했다. 오늘 밤, ‘혁신’과 ‘개혁’의 진검승부가 그라운드에 펼쳐진다.

글=‘IF 기자단’ 5기 방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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