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진 "역사에 남을 경기", 아본단자 "2세트 따고서 집중력 잃어"

[대전=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반격에 나선 정관장과 우승을 목전에서 놓친 흥국생명의 사령탑이 다른 분위기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 ⓒKOVO

흥국생명은 4일 오후 7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 정관장과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5-21, 36-34, 22-25, 19-25, 11-15)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은 흥국생명의 2승1패 우위가 됐다.

1세트에 먼저 기세를 올린 쪽은 흥국생명이었다. 2점차 살얼음판 리드를 유지하던 흥국생명은 정윤주의 오픈과 피치의 이동공격 적중, 상대 범실까지 더해 19-14로 도망갔다. 이후로도 흐름을 이어간 흥국생명은 24-21 세트포인트에서 김연경의 퀵오픈 공격이 상대 블로커 박은진을 맞고 아웃된 덕에 1세트를 가져왔다.

흥국생명은 2세트 초반 5-1로 크게 앞서며 우승에 더욱 가깝게 다가갔다. 하지만 쉽사리 물러설 수 없는 정관장도 부키리치-메가 쌍포의 활약에 힘입어 추격하며 10-10 동점으로 따라붙었다. 이어 메가의 오픈으로 13-12 역전까지 이뤘다.

이후 30점을 넘기는 듀스로 이어진 끈질긴 승부 끝에 기회를 잡은 쪽은 흥국생명이었다. 35-34 세트포인트에서 김연경의 퀵오픈이 정관장 코트 중앙에 떨어지며,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2-0 리드를 잡았다. 이제 우승까지 남은 세트는 단 하나였다.

하지만 홈에서 우승을 내줄 수 없는 정관장의 추격 의지도 만만치 않았다. 3세트를 25-22, 4세트를 25-19로 가져오며 기어코 세트스코어 2-2 동률을 만들었다.

운명의 5세트에서 정관장이 앞서나가며 12-8까지 리드를 벌렸다. 결국 14-11 매치 포인트에서 메가의 퀵오픈 공격이 적중하며 챔프전 2연패 뒤 1승을 올렸다.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KOVO

경기 후 기자회견에 임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더 강하게 밀어붙었어야 하는데 집중력을 잃었다. 챔프전에서 그냥 이기는 경기는 없다. 아쉽다"고 짧은 경기 총평을 남겼다.

반격에 성공한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리그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경기다.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 2세트를 내준 뒤 역전승을 거뒀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매치포인트가 됐을 때야 승리를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한 세트만 따자고 했는데 초반에 점수를 벌며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