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버드에 보조금 13조원 재검토”
지원 축소로 ‘대학 옥죄기’
학자들은 ‘미국 엑소더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고의 명문대로 꼽히는 하버드대를 상대로 90억달러(약 13조3000억원) 규모의 연방기관 계약과 보조금 지급을 재검토한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컬럼비아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 대한 지원 취소에 이어진 조치로, 트럼프 행정부의 계속되는 ‘대학 옥죄기’에 미국 학자들이 캐나다와 유럽 등으로 떠나는 ‘미국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연방총무청 등은 하버드대와 맺은 2억5560만달러(약 3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다시 따져보고 있다. 몇년에 걸쳐 지급되는 87억달러(약 12조80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역시 검토 대상에 올랐다. 하버드대가 캠퍼스 내에서 반유대주의가 확산되는 것을 방치했다는 게 이유다.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은 “하버드대는 여러 세대에 걸쳐 아메리칸드림의 상징이자 열심히 공부해 입학 허가를 받으려는 전 세계 학생들에게 포부의 정점이 돼왔다”며 “반유대주의적 차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해 하버드대의 평판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자금 지원이 끊기면 생명을 구하는 연구가 중단되고 중요한 과학 연구와 혁신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앞으로 반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해 취할 조치를 완벽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하버드대에 대한 지원 재검토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학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등의 근절을 목표로 벌이는 ‘문화전쟁’의 일환이다. 교육부 등은 지난달 초 아이비리그(미 동부 명문 사립대) 컬럼비아대를 상대로 4억달러(약 5900억원) 규모의 연방 계약 및 보조금을 즉시 취소했고, 펜실베이니아대에도 트랜스젠더 스포츠 정책을 문제 삼아 1억7500만달러(약 26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중단했다.
앞서 교육부는 하버드대를 비롯해 미국 내 60개 대학에 서한을 보내 캠퍼스 내에서 유대인 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면 민권법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국 학자들이 캐나다와 유럽 등으로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예일대 철학과의 제이슨 스탠리 교수와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 마시 쇼어가 캐나다 토론토 대학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조지아 대학교의 경영학 교수 팀 퀴글리는 스위스 로잔의 IMD 경영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네이처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학계에 초래한 혼란으로 인해 응답자 1600명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미국을 떠날 것을 고려하고 있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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