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상법개정안 '거부'... '직 걸겠다'던 이복현은?

이주연 2025. 4. 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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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한덕수, 재벌 이익 보호만 앞장서" 규탄... 재계 "다행스럽다" 환영

[이주연, 이정민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상법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재계와 정부, 시민사회단체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재계는 "다행스럽다"고 논평을 낸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헌법재판관 임명 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재벌 이익 보호에 앞장선다"며 한 권한대행을 규탄했다.
▲ '헌법파괴범' 한덕수 권한대행 고발 및 엄벌촉구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헌법파괴범' 한덕수 권한대행 고발 및 엄벌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한덕수는 헌재 재판관 당장 임명, 공수처는 내란범죄자 한덕수 당장 구속"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앞서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법률안 취지는 이해된다"면서도 "현실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총주주나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는 것인지 법률안의 문언만으로는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며 거부권 행사의 이유를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런 불명확성으로 해당 법률안은 일반 주주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당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본연의 목적을 넘어, 기업의 경영 의사결정 전반에서 이사가 민·형사상 책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적극적 경영 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크다"며 "이는 결국 일반 주주 보호에도 역행할 뿐 아니라, 나아가 국가 경제 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기재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 역시 이날 오후 합동 브리핑을 통해 "기업의 경영환경 및 경쟁력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어 재의 요구를 하게 된 것"이라며 "오늘 재의 요구한 법안과 정부가 제시한 대안을 함께 놓고 국회에서 다시 한번 심도 있게 논의하여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제8단체 "상법 개정안 부작용 커"... 시민단체 "경제 수렁에 빠트려"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가운데)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오른쪽)과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 및 자본시장법 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재계는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해 "다행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 등 경제8단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상법 개정안은 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위한 투자 저해,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위협 등 기업 경영에 미칠 부작용이 크다"라며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처방이 기업의 합병·분할 과정에서 일반주주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다. 정부가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경제계도 이러한 논의과정에 참여해 건설적인 제안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한덕수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할 헌법적 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재벌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는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고 규탄했다.

경제개혁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민주노총·참여연대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여당은 일반 주주들의 권리침해는 안중에 없고 재계 우려만 걱정한다"며 "국회 재표결로 상법 개정안을 확정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사들이 지배 주주의 이익과 전체 주주의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지배 주주의 이익에 우선하는 결정을 함으로써 전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해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 상법 개정안"이라며 "상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정부·여당이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의 염원을 외면한 채, 다시 지배 주주가 전횡을 일삼던 후진적인 기업 거버넌스 체제로 돌아가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국가경제를 더욱 깊은 수렁 속으로 빠트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핀셋 규제를 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개정은 합병가액 불공정, 쪼개기 상장 등 일부 주주가치 훼손 사례에 대한 대안일 뿐 주식회사 이사에 대한 일반적인 원칙으로 주주 충실 의무를 도입하는 상법을 대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

이들 단체는 "이사의 의무를 전체 주주까지 확장하는 데 사실상 여야 간에 이견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부 국회의원과 관료의 '몽니'만 존재할 뿐"이라며 "국회는 마땅히 상법 개정안을 재의에 부쳐 재표결을 통해 상법 개정안을 확정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의요구권 행사 시 '직 걸겠다'던 이복현 '침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가운데)이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기업ㆍ주주 상생의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열린 토론'에서 발제 내용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 행사 시 "직을 걸고 반대하겠다"던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날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원장은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된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형태의 의사결정은 저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상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해왔다. 경제계와 여당이 '금감원장이 나설 자리가 아니'라는 비판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이 원장은 "재의요구권은 대통령의 권한으로 여당, 주무 부처, 법무부 등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부에서 금감원이 의견을 내라 말라 하는 것 자체가 월권"라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왔다.

지난 3월 19일 금감원에서 열린 출입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와 관련해서 모든 것을 걸고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나서는 상황인데 다른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무엇을 걸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며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 같은 날 금감원은 자본시장 현안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만을 내놓았다. 이날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그동안 금감원의 입장과 원장의 입장을 충분히 말씀드렸기 때문에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며 "원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제가 드릴 말씀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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