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산 쇠고기’… 외국선 ‘악마의 풀’… 물에 불리고 데치면 독성은 대부분 제거[정주영이 만난 ‘세상의 식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국 사람들은 고사리를 안 먹나?" 영국의 리치먼드 공원에 지천으로 깔린 고사리를 보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셨다.
한국에서 사랑받는 고사리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아무도 꺾어가지 않은 것을 보고, 이 맛있는 걸 먹을 줄 모르는 영국 사람들을 안타까워하면서.
독성물질을 제거하지 않고 먹으면 노약자나 간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다.
다행히 고사리의 독성물질은 열에 취약하고 물에 잘 녹는 특성이 있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국 사람들은 고사리를 안 먹나?” 영국의 리치먼드 공원에 지천으로 깔린 고사리를 보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셨다. 한국에서 사랑받는 고사리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아무도 꺾어가지 않은 것을 보고, 이 맛있는 걸 먹을 줄 모르는 영국 사람들을 안타까워하면서.
실제로 영국 사람들은 고사리를 먹지 않는다. 고사리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는 ‘독풀(poisonous weed)’ 혹은 ‘악마의 풀(devil’s brush)’이라고도 불리는 기피 식재료다.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에서 식용이 아닌 관상용 식물로 여긴다.
반면, 독특한 맛과 향으로 명절이나 차례상에 필수 나물인 고사리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식재료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합하고, 풍부한 식이섬유로 소화 기능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게다가 비타민A, 비타민C, 철분, 칼슘 등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한국에서는 ‘산에서 나는 소고기’로 불리기도 한다.
같은 고사리를 두고 한국과 외국의 대접이 이렇게 극명하게 다르다니! 실제로 외국인들은 한국 사람들이 고사리를 즐겨 먹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독성물질(발암성 물질인 타킬로사이드(ptaquiloside))을 함유하고 있어 동물들도 먹지 않는 독풀이기 때문이다. 독성물질을 제거하지 않고 먹으면 노약자나 간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다.
이런 독풀이 한국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흔한 식재료가 됐을까. 다행히 고사리의 독성물질은 열에 취약하고 물에 잘 녹는 특성이 있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고사리의 독은 5분간 데쳤을 때 60% 이상 제거되고, 12시간 이상 물에 불렸을 경우 99.5% 이상 제거됐다. 먹는 게 귀했던 시절 들판이나 산간 지역에서 흔히 구할 수 있고, 비교적 수월한 방법으로 독성물질을 제거해 먹을 수 있는 식물이었다. 게다가 어린순을 삶아 말린 뒤 보관해두면 연중 내내 먹을 수 있는 영양도 풍부한 나물이었기에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담아내는 상징적인 식재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먹는 문화가 이렇게 다르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2020년 3월 미국에서 발생한 한국산 팽이버섯 식중독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36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4명이 사망하고 임산부 2명은 유산할 만큼 심각한 사고였다. 이 사건의 원인은 팽이버섯의 리스테리아균이었다. 이 균은 70도 이상에서 3∼10분 가열하면 99.9% 사멸하기 때문에 주로 가열요리로 먹는 국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으나, 야채를 주로 생 샐러드로 먹는 미국의 식문화에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된 것이다. 서로의 식문화를 안다는 것은 이렇게 중요한 일이다.
서울대 웰니스융합센터 책임연구원
■ 한스푼 더 - 식중독 주범이 채소?
식중독 주범을 육류나 어류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은 식중독 원인 식품의 약 70%가 채소에서 기인한다. 각종 균에 오염된 상추나 부추, 오이 등을 깨끗한 물로 제대로 세척하지 않은 채 샐러드나 쌈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채소류는 육류나 어패류에 비해 냉장 보관에 소홀하지만, 세척 후 상온에 방치하면 미세한 흠집이 생겨 세척 전보다 식중독균이 오히려 더 쉽게 발생한다. 이에 채소류는 염소소독액에 5분 이상 담갔다가 깨끗한 물로 3차례 이상 세척하고, 세척한 채소는 바로 섭취하거나 냉장 보관해야 식중독 예방이 가능하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故 휘성 사망원인 나왔다
- “강남 호텔서 당했다” 장제원 전 비서, 동영상 등 증거물 제출
- ‘지브리 스타일’ 열풍의 오픈AI, “이미지 생성 제한 완화”
- [속보]장제원 전 의원, 어젯밤 서울 강동구서 숨진 채 발견
- [속보]오열한 김수현, “미성년자 교제 아냐”…명예훼손·120억 손배 소송 제기
- 장제원 고소한 비서 “성폭행 뒤 돈 봉투”…경찰, 메모 확보
- “침대 밑에 괴물 있어요” 아이 투정인 줄 알았는데…누군가
- “갈치구이 1인당 10만 원?” 제주지사의 ‘작심 발언’
- 태행산 정상에 엔진오일 뿌린 60대 자수 “백패킹 못하게 하려고”
- “이미 손상된 시력도 회복” 망막 질환 치료법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