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앱 직접 만들고, 적성따라 진로 설계"...고교학점제 수업 가봤더니

유효송 기자 2025. 3. 3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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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전 11시 서울 관악구 당곡고등학교.

2학년 고교학점제 과목 '스마트 콘텐츠 실무' 수업을 진행하는 정병희 교사의 말에 6명의 학생이 노트북와 태블릿을 활용해 'MIT App inventor(엠아이티 앱 인벤터)'라는 프로그램으로 코딩을 따라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로 당곡고 학생들은 대학생처럼 개인별로 듣고 싶은 과목의 수강을 신청해 수업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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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악구 당곡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교학점제 선택과목인 '스마트콘텐츠실무' 수업을 듣고있다/사진=유효송 기자

"음성인식 해서 프랑스어로 부드럽게 이야기 해볼게요. 언어를 선택하면 이렇게 번역되죠?"

지난 27일 오전 11시 서울 관악구 당곡고등학교. 2학년 고교학점제 과목 '스마트 콘텐츠 실무' 수업을 진행하는 정병희 교사의 말에 6명의 학생이 노트북와 태블릿을 활용해 'MIT App inventor(엠아이티 앱 인벤터)'라는 프로그램으로 코딩을 따라했다. 공동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이 수업엔 수도여고 학생들도 화상으로 참여했다.

같은 시각 옆 교실에선 학생들이 헤드셋을 쓰고 수도여고의 '세계문제와 미래사회', 신림고의 '스페인어 ' 수업을 원격으로 수강 중이었다. 학교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폐강할 인원이지만 다른 학교와 공동교육과정을 진행함으로써 아이들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마트 콘텐츠 실무 과목을 듣는 2학년 심지민 양은 "다양한 융합 수업을 들으면서 '디지털 교육자'라는 구체적인 꿈을 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민 군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야 내신 따기가 더 쉽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곡고에 따르면 2024학년도 기준 소프트웨어 교과목을 선택한 학생 120명 중 21.6%인 26명이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로 진학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로 당곡고 학생들은 대학생처럼 개인별로 듣고 싶은 과목의 수강을 신청해 수업을 듣는다. 3년간 교과 174학점, 창의적체험활동 18학점 등 모두 192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다. 1학년 때는 공통과목 중심으로 11개 과목이 편성되고, 2·3학년은 선택과목 중심으로 수업이 운영된다.

수강 인원이 적은 과목은 당곡고처럼 인근 학교 2~3곳과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해 원격 수업을 진행한다. 각 시·도교육청이 설치한 온라인 학교에서 과목을 이수할 수도 있다. 학교별 특색 프로그램도 공유한다. 당곡고는 방학 중 인공지능(AI) 기반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수도여고는 고등학교 모의유엔(UN)총회 등을 제공한다.

학교마다 꾸려진 교육과정 지도 이수팀을 중심으로 진로·학업 설계 지도도 이뤄진다. 학생들은 고1 때 진로 담당 교사와 상담을 거쳐 진로·학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2학년부터 수강할 과목을 최종 확정한다. 학점 이수 조건 미달 학생은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를 받는다. 출석률이 3분의 2를 넘기고 과목별 학업성취율이 40% 이상을 달성해야 학점을 받을 수 있다. 학업 성취율 부족으로 과목 학점 미이수가 예상되면 희망자를 대상으로 예방지도를 한다. 학기 말 평가 결과를 토대로 미이수 과목이 확정되면 방과 후나 방학 기간에 보충지도로 최소 성취 수준을 보장하도록 지원한다.

고교학점제를 먼저 운영해 온 학교 관계자들은 교사 확보와 공간 마련 등이 병행돼야 제도가 제대로 안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선희 수도여고 교감은 "고교학점제는 학기제로 운영되는데 교원 인사 발령은 1년 단위로 이뤄지다 보니 부득이하게 기간제 교원을 투입한 경우도 있었다"며 "한 선생님이 여러 과목을 맡다 보니 어떤 선생님께는 수업을 더 해달라고 부득이하게 부탁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서울교육청은 고교학점제의 안착을 위해 중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5월 중 집중 설명회를 연다. 고등학생들이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과 학업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배치하고 고1 담임교사 대상 과목선택지도 자율연수 등을 통해 안착을 돕는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학생 한명 한명이 자신만의 시간표와 교육과정을 만드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 맞춤형 교육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선생님들의 짐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고민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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