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수단’이라는 인공관절, 수술만큼 중요한 건 ‘재활’
◇인공관절 수명, 20~25년으로 늘어
퇴행성관절염 초중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증상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지만, 연골이 다 닳은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만이 답이다. 인공관절은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인체에 무해한 인공연골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보통 65세 이상의 환자에게 권하고 있지만, 젊은 나이에도 연골이 모두 닳아 통증이 심하다면 진행하기도 한다.
문제는 인공관절에도 수명이 있다는 것이다. 본래 인공관절 수명은 최대 15~20년으로, 상당수는 80대 이후에 재수술을 해야 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장 정구황 원장은 "요즘은 소재와 수술법 등의 발전으로 인공관절 수술 후 20~25년은 거뜬하다"며 "실제 논문 결과에도 20년 이상 쓰는 경우가 95%, 25년 이상 쓰는 경우가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인공관절 소재의 변화가 한몫한다. 과거 플라스틱 위주였던 인공관절의 소재는 마모가 적은 세라믹, 금속 등 다양해졌으며, 내구성도 크게 강화됐다. 수술 기법 발전도 빼놓을 수 없다.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많이 보편화됐다. 3D 시뮬레이션으로 정확히 인공관절을 삽입하게 되면서, 의사의 경험에 의존했던 과거보다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감염과 손상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정확한 위치에 인공관절을 심을 수 있어, 수술 후 움직임이 원활해졌다.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인공관절이 닳아 재수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뜻이다.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재활 치료해야
수술법과 소재가 진화하면서 수술 성공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실밥만 뽑으면 바로 힘차게 걸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빠르게 회복하고 인공관절을 오래 쓰려면 수술 후 재활 치료에 신경 써야 한다. 서울예스병원 정형외과 김형구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 직후에는 통증·부기가 있고 발을 디디고 서는 게 어렵다"며 "무릎이 굳는 것을 막고 관절 운동 범위가 회복되게 하려면 6개월 정도는 재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활을 통해 무릎 주위 근력을 강화하며 보행 능력을 키우면, 균형 감각이 생겨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보통 재활은 수술 이틀 차부터 시작해 단계별로 진행된다. 김형구 원장은 "▲1~2주까지는 회복기 ▲2~6주까지는 초기 재활 ▲6~12주까지는 중기 재활 ▲3~6개월은 후기 재활 치료로 나뉜다"며 "이때 가장 중점을 두는 건 허벅지 근육 강화다"고 말했다. 허벅지 근육이 약하면 무릎 연골에 가해지는 압력이 심해지므로, 결국 이 근육을 키워야 인공관절을 지켜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초기에는 통증 관리와 함께 기계를 통한 지속적 수동 운동(CPM), 보행기를 이용해 걷기 등의 치료가 진행된다. 다리 근육을 골고루 키우는 운동들을 점진적으로 하면서 이후에는 수동이 아닌 환자가 능동적으로 운동할 수 있게 한다. 초기 재활 단계에서는 무릎을 120도까지 구부리는 게 목표다. 김형구 원장은 "이 기간에는 독립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앉아서 무릎 펴기, 미니 스쿼트 운동, 보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적극적인 근육 운동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정구황 원장 역시 "근력을 키우기 위해 2주차 때는 실내자전거 타기를 많이 권한다"며 "수술 후 소위 '뻗정다리'가 되지 않으려면 관절 각도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근육이 생기는 중·후기 재활 땐 보행기와 약물을 중단하고 적극적으로 걸으며, 균형 잡는 연습에 집중한다. 그럼 결국 관절이 정상 각도인 130~140도까지 구부러지며, 정상적인 일상 생활로 복귀할 준비가 된다. 정구황 원장은 "수술 후 두달 째부터 관절 각도가 정상에 가까워지면, 걷거나 살살 뛰는 운동, 계단 오르내리기, 여행, 등산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영은 상처에 물이 들어가면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수술 한 달 후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김형구 원장은 "수술 후에도 평소 좌식 생활이나 쪼그려 앉기, 러닝 등은 무릎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며 "지속해서 관리를 잘하면 인공관절의 수명은 더 길어진다"고 말했다.
◇드물게 재치환술도… 숙련된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편, 인공관절 후에도 약 5~10%에서 재치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인공관절이 닳아 무릎 통증이 다시 시작되면, 결국 인공관절을 새로 끼워 넣는 재치환술을 해야 한다. 정구황 원장은 "매우 드물지만, 골다공증 때문에 뼈를 점점 파고들거나, 인공관절 사이에 넣는 플라스틱이 닳는 경우 등에 재치환술을 한다"고 말했다. 만약 인공관절 후 무릎 주변에서 압통이 느껴지거나 휘청거림, 휘어짐,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면 정형외과를 방문해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특히 이미 과거에 인공관절을 한 환자 대부분은 고령이어서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만성질환자는 수술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재치환술은 첫 번째 인공관절 수술보다 염증에 의한 뼈 용해 등으로 수술 자체가 복잡하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치환술이든 재치환술이든 충분한 숙련도를 갖춘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게 중요하다. 정구황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 병원을 고를 때는 의료진의 경험이 많고 수술 건수가 많은 곳을 선택해야 하며, 주변에 실제로 수술한 환자들의 경험을 듣고 가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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