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약해지자 도덕리스크?···이재명 무죄에 방향 트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이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사법리스크 공세가 힘을 잃자 도덕리스크를 부각하고 나섰다. 조기 대선시 이 대표가 유력 주자로 부상하는 것을 사전에 견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7일 공개된 월간중앙과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경우 사법리스크도 문제이지만 도덕리스크도 큰 문제”라며 “형님을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형수에게 욕설하는 것은 도덕으로 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 주변에서는 왜 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나갈까”라며 음모론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사법리스크가 조금 시간이 물러난 건 사실이지만 도덕리스크는 그대로 남아 있다”며 “여배우와의 불륜 관계가 문제가 되니까 점이 없다는 증명서를 내서 빠져나가고 형수 욕설이 문제가 되니까 가족의 불행한 일이 있다고 해서 빠져나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이 대표가 경북 청송군 산불 피해 현장에서 욕설을 입에 담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진짜뉴스 발굴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 대표가 산불 이재민 대피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도중 한 주민이 ‘이러지 마라! 사진 찍고, 불 좀 끄러 가자’고 외친 직후 이 대표가 욕설의 첫 마디를 입에 담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대표는 반복적인 고성에 잠시 대기하다가 “뭐 답답하니까 그러겠지요. 저런 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닌데, 본인으로서야 도움되는 일을 찾는다고 하는 일이겠지요”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도덕리스크를 꺼내든 것은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약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6일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상고하며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보수진영에서는 중요 선거마다 이 대표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선을 앞둔 2018년 5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후보를 향해 “패륜적인 쌍욕 파동을 가정사 문제로 덮고 가려고 한다”고 비판했고,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에는 국민의힘 ‘이재명 국민검증특위’ 소속 장영하 변호사가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지난해 총선 때도 한동훈 전 대표가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등을 언급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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