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선 황선우, 세계선수권 티켓 따냈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2·강원도청)는 지난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2월에 출전한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천국’이었다.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년 은메달, 2023년 동메달에 이어 한국 선수 최초로 3회 연속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섰다. 7월의 파리올림픽은 ‘지옥’이었다.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던 그가 준결선을 9위로 마쳐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3년간 올림픽만 바라보고 날을 갈았는데, 그 칼을 채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절친한 동료 김우민(23)이 자유형 400m 동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만 지켜봐야 했다.
그 후 8개월. 황선우는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세계 무대에 향할 준비를 마쳤다. 그는 27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5 KB금융 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경영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4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국제수영연맹(WA) 기준 기록(1분46초70)을 통과해 오는 7월 싱가포르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을 얻었다. 4회 연속 출전이다. 경기 후 만난 황선우는 핼쑥해진 얼굴로 “수영이 정말 힘들다”며 멋쩍게 웃었다.
황선우의 자유형 200m 개인 최고기록은 1분44초40이다. 이날 기록보다 1초 빠르다. 그래도 그는 “생각보다 좋은 기록이 나왔다. 다시 1분44초대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잘 마련한 것 같아서 정말 후련하다”고 자평했다. 이유가 있다. 지난해 12월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황선우는 올해 초 본격적으로 선발전 준비를 시작했다. 평소보다 훈련 기간이 짧고, 훈련량이 부족해 걱정이 컸다. ‘고비’라고 생각했던 이번 대회를 무사히 통과했다. 그는 “악조건이 많아 많이 긴장했는데, 다행히 세계선수권 출전 기준을 잘 넘겼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올 시즌을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세계선수권까지 남은 기간은 약 4개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나서지만, 황선우는 “지난 3년처럼 올해도 시상대에 오르는 게 가장 큰 소원”이라고 몸을 낮췄다. 그는 “지난 올림픽에서는 많은 팬의 응원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드렸다. 그 부담을 끌어안고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국가대표로서) 내 본분”이라며 “남은 4개월 동안 부상 없이 차근차근 기록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천=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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