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박혔는데 몰랐다”…17세男 콧속에 1cm '이것', 증상 없던 이유는?

치과 검진 중 금속 단추 발견

한 10대 소년의 콧속에서 금속 단추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된 사례가 보고됐다. 소년은 10년 넘게 아무 증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 리포트 갈무리]

한 10대 소년의 콧속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사례가 보고됐다. 금속으로 된 똑딱이 단추로 보이는 이 이물질은 소년의 콧속에 10년 이상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특이한 점은 이 기간 동안 소년이 아무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의료진은 지적했다.

이번 사례를 《국제 외과저널 사례 보고서(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Case Reports)》에 보고한 사우디아라비아 애드 디리야 병원 이비인후과 의료진에 따르면, 17세 소년이 치과 검진을 위해 엑스레이 촬영을 받던 중 오른쪽 콧속 비강 바닥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 소년은 코에 아무것도 넣은 적이 없고, 그때까지 아무런 증상도 없었다고 말했다.

소년의 부모는 아이가 일곱 살 때 코에 이물질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어 치료를 받으러 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어렸던 탓에 그냥 제거하기가 어려워 의료진은 마취 후 제거하길 권했지만, 부모는 아이가 아무런 이상을 보이지 않으니 그냥 두기로 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소년이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이차 감염이나 장기간의 이물질과 관련한 심각한 염증 반응이 없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살아있는 물체와 달리 금속 물체는 미네랄 침전과 부비강내 결석이 형성되기 어렵다. 표면이 매끄러워 이물이 잘 축적되지 않기 때문이다. 위치 때문에 공기의 흐름을 막거나 점막 구조를 자극하지 않았던 것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도 가능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 물체는 일부분이 점액으로 덮여 있었으며, 딱딱하고 표면이 반짝이는 것으로 보아 금속 물질인 것으로 보였다"며 "방사선 사진을 통해 이물질의 존재와 이와 관련한 경미한 염증이 확인됐지만, 심각한 뼈 손상이나 부비동 관련 증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기도로의 이탈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쯤 앉은 자세에서 국소 마취를 한 후 이물질을 제거했다. 직경 1cm 크기의 금속 단추 제거 실시한 검사에서도 심각한 조직 손상은 보이지 않았다. 환자는 안정된 상태로 퇴원했으며, 비강 세척액을 처방 받았다. 2주 후 추적 검사에서도 소년의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보고됐다.

콧속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사례는 어린 아이에서 흔히 관찰되지만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콧속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대개 코막힘이나 비루(콧물), 악취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진단을 하기가 어렵다.

만약 이물질이 발견되지 않고 장시간이 지나면 만성 염증, 이차 세균감염, 비중격 천공, 또는 기도로 이동하는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