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압수수색 결정타는 '명태균 서울행 항공' 티켓

이명선 2025. 3. 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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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타깃으로 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해 11월, 뉴스타파가 명태균 씨가 오세훈 시장을 위한 여론조사를 13차례 해준 사실 그리고 일명 '오세훈 스폰서'로 불리는 김한정 씨가 여론조사비 3,300만 원을 대납한 사실 등을 최초로 보도한 지 4달 만이다.  

검찰은 최근 오 시장과 측근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결정적 배경은 '비행기 티켓'이었다. 검찰은 압수수색 사흘 전,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 씨의 서울행 항공권 예매 내역을 확보했다. 

"2021년 2월 이후에는 만나지 않았다"는 오 시장의 주장을 뒤엎는 동시에 명태균, 강혜경, 김태열 등의 일치된 진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물증을 검찰이 확보한 것이다. 

검찰, 오세훈 압수수색 직전 '명태균 서울행 항공권' 내역 확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 씨의 서울행 항공권 예매 내역 ⓒ뉴스타파

뉴스타파는 명 씨의 항공권 예매 내역을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명 씨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총 14번에 걸쳐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명 씨가 오 시장을 만났다고 주장하는 날짜는 물론 보궐선거 당일에도 명 씨가 서울로 올라온 사실이 이를 통해 확인된다. 

오 시장 압수수색 사흘 전인 지난 17일 검찰은 강혜경 씨로부터 2021년 서울시장 보궐 당시 명 씨의 김해(부산)-김포(서울) 항공원 예매 내역을 제출받았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검찰은 오세훈 시장이 자신의 스폰서 김한정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명태균이 주장한 '명태균-오세훈 회동일'에 서울행 티켓 존재

검찰이 확보한 명태균 씨의 서울행 항공권은 명태균 씨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앞서 명 씨를 변호하는 남상권 변호사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2021년 1월 20일쯤 오 시장, 명태균, 김영선 의원이 서울 광진구에 있는 송○○(중화요리집)에서 만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 장소도 오 시장이 정했고,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오늘 저녁 6시 반 예약명 김병O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남겼는데, 검찰이 확보한 명태균 휴대전화에 해당 내용이 다 보관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 씨 측은 2021년 1월 20일·23일·28일, 2월 중순을 포함해 총 7차례 서울 중식당, 청국장집, 장어집, 오 시장 당협사무실 등에서 오 시장을 만났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실제로 명 씨는  2021년 1월 20일과 2월 중순에 서울행 항공권을 구매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비공표 여론조사 일자 ⓒ뉴스타파 

절연했다는 3월에도 강철원 부시장-명태균-김태열 회동

오 시장은 2021년 2월 중순 이후에는 명 씨와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명 씨는 계속해서 오세훈 후보를 만나기 위해 서울행 항공권을 예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3월 19일, 항공권 탑승자 명단에는 명태균 씨 외에도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 이름이 등장한다. 이 당시는 오세훈-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이뤄지던 때다.

이에 대해 김태열 전 소장은 뉴스타파에 "2021년 3월19일에 명 씨와 함께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근처 카페에서 강철원 부시장을 만났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셋이 30여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을 이미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명 씨와 몸싸움까지 벌이며 관계를 끊었다는 오 시장 측 주장을 뒤집는 진술인데, 비행기 티켓까지 확보되면서 신빙성이 한층 높아졌다.  

▲2021년 3월19일 명태균 김태열 서울행 항공권 예매 내역 ⓒ뉴스타파

4월 7일 당선일에도 서울행...강혜경 "오 시장에게 당선 축하 인사"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인 2021년 4월 7일에는 미래한국연구소 소속 전원이 서울로 향했다. 명 씨의 항공권 탑승자 목록에는 김태열, 강혜경 씨가 포함됐다. 

김 전 소장과 강 씨 증언에 따르면 2021년 4월 7일에는 명태균, 김태열, 강혜경, 김영선 전 의원 등 4명이 모두 서울로 올라가서 오세훈 시장의 당선을 축하해줬다고 한다. 강 씨는 뉴스타파에 "오 시장의 스폰서이자 여론조사 대납자 김한정 씨를 오 시장 캠프에서 이날 처음 만났다"면서 "김 회장의 소개로 오 시장과 강 부시장을 만나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이 오 시장에게 자신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이라고 소개시켜줬을 때 엄청 반갑게 맞아줬다"고 전했다.

▲2021년 4월 7일 명태균 김태열 서울행 항공권 예매 내역 ⓒ뉴스타파

명 씨가 차를 몰고 서울로 간 적도 많다는 강 씨의 증언에 따라 2021년 서울시장 보궐 당시 명 씨가 서울로 향했던 횟수는 14차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 측은 "2021년 2월 이후 명 씨와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지만 선거 당일까지 관계가 지속됐다는 복수의 진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항공권 티켓까지 나온 상황이다. 

강철원 전 부시장은 "2021년 3월 9일 명 씨와 김 전 소장을 만난 적 있냐"는 질문에 "만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 당선일에 강혜경 씨와 만난 적이 있냐"는 질문에도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오세훈 시장 측은 명태균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7번 만남에 대해서도 줄곧 부인해왔으며, 검찰 수사를 통해 자신의 결백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뉴스타파 이명선 sun@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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