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정국에 文 소환 통보…전주지검장 "어떻게 처분 안하냐"[이슈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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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서 받은 뒤 文 조사 방식 결정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 여파로 중단된 줄 알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의혹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에게 지난달 소환 통보를 하면서 사실상 기소 여부 판단만 남았기 때문이다.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배상윤)는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45)씨 특혜 채용 및 자녀 해외 이주 부정 지원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문 전 대통령 앞으로 구체적인 날짜가 적힌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이후 문 전 대통령 측과 협의해 서면 질의서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답변서를 받은 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방식·장소·시점을 결정할 방침이다. 방식은 ▶검찰청 소환 조사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 방문 조사 ▶제3의 장소 출장 조사 ▶서면 조사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번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고 여기는 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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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이후 “文수사 물 건너갔다” 얘기도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다음 같은 해 7월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사위 서씨를 본인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태국 저비용 항공사)의 전무로 채용하고 2020년 4월까지 급여(월 800만원)와 주거비(월 350만원) 등 2억2300만원을 준 것을 사실상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로 보고 수사 중이다. 2019년 국민의힘이 처음 의혹을 제기했지만, 검찰은 시민단체가 문 전 대통령을 2021년 12월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한 뒤에야 수사에 착수했다. 문 정부 땐 검찰 수사에 진척이 없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본격화됐다. 의혹이 불거진 지 6년이 흐르는 동안 전주지검장은 배용원→문성인→문홍성→이창수→박영진 등 5명이 바뀌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법조계 안팎에선 “문 전 대통령 수사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하지만 검찰은 정공법을 택한 모양새다. 이와 관련, 전주지검 관계자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나 조기 대선 여부와 상관없이 신속히 사건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법과 원칙대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수사 대상도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42)씨까지 확대됐다. 참고인 신분이던 다혜씨는 지난해 11월 한 시민단체의 경찰 고발로 뇌물수수와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전환됐다. 지난달 다혜씨 사건을 넘겨받은 전주지검은 다혜씨 부부가 단순히 문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의 수혜자가 아닌 공범으로 보고 서씨의 입건 여부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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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진 “어떻게 처분 안 하냐”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배경엔 박영진 전주지검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지검장은 검찰 안팎에서 ‘탄핵 정국 여파로 문 전 대통령 사건을 계속 수사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떻게 처분을 안 하냐. 내가 전주에 있을 때 처리할 것”이라며 수사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한다. 앞서 박 지검장은 지난해 5월 취임 당시, 직전까지 전주지검을 이끈 이창수 현 서울중앙지검장이 문 전 대통령 사건을 가져간다는 소문이 분분할 때도 “그럴 일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은 검찰이 ‘넘어야 할 산’이다. 문 전 대통령 소환 통보 소식에 더불어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는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권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전임 대통령에 대한 정치 탄압의 칼춤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탄핵 인용으로 파면되기 전에 어떻게든 최후의 칼춤을 추라는 용산의 ‘오더(명령)’라도 있었나”라며 수사 중단을 촉구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같은 날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서 “내란 수괴를 석방할 때는 항고조차 하지 않던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소환하겠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나라와 국민에게 충성하지 않는 검찰은 해체 수준의 강력한 개혁만이 답”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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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정치 탄압” “검찰 해체” 반발
반면 여당에선 ‘검찰 흔들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법과 원칙은 외부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하는 것이 핵심 원리”(국민의힘 주진우 의원)라는 이유에서다. ‘용산 오더’ 등 야당 공세에 대해 전주지검 관계자는 “정치권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8월 30일 다혜씨의 서울 집과 제주 별장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전 의원의 서씨 채용과 태국 이주 지원 전후에 문 전 대통령 내외와 다혜씨 부부의 경제적 의존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다혜씨는 2018~2020년 가족과 함께 태국에 머물 때 최소 3명 이상의 청와대 직원과 돈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입사하기 전에 다녔던 게임회사 토리게임즈(2016년 2월~2018년 3월) 취업 경위와 다혜씨와 문 전 대통령 자서전 『운명』 등 출판사 간 금전 거래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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