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전문성 강화…유통·식품업계 수퍼 주총 관전 포인트는?
국내 주요 식품·유통 회사들이 26일 잇따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재정비에 나섰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기술 전문가를 이사진으로 영입하는가 하면, 전직 고위 관료를 통해 정·관계 네트워킹을 강화한 곳도 눈에 띄었다. 조직 내 전문성과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CJ그룹은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와 문희철 전 국세청 차장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 전직 고위 관료를 영입하는 건 전문성 확보의 목적도 있지만 일반 기업이 갖기 어려운 정·관계 네트워크를 통해 이사회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차원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CJ는 “사외이사로서의 전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선임”이라고 밝혔다.
동원그룹은 기술 전문가 두 명을 이사진으로 새로 선임했다. 동원산업이 사외이사로 선임한 이현순 중앙대 이사장(전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현대차에서 한국 최초로 독자 기술 엔진인 ‘알파엔진’을 개발한 인물이다. 2차 전지 소재, 패키지 등을 생산하는 계열사 동원시스템즈의 사외이사로는 정경민 유니스트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가 확정됐다. 정 교수는 리튬이온전지, 리튬메탈전지, 전고체전지 등 배터리 분야 전문가다.
동원그룹은 이날 임원 인사에서도 기술 전문가를 전진 배치했다. 창사 56년 만에 처음 지주사 내에 기술부문 대표를 신설해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장인성 종합기술원장을 발탁했다. 지주부문 신임 대표이사로는 재무회계·전략기획 전문가인 김세훈 총괄임원을 선임했다. 앞서 사업부문 신임 대표 이사에는 동원그룹 주요 부서를 두루 역임한 해양수산 전문가 박상진 대표를 내정했다.
사내이사 재선임으로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둔 곳도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성공 신화를 일구는 데 기여한 김동찬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을 가결했다. 롯데는 이동우 대표이사를 롯데지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현대백화점도 정지영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주요 식품기업은 이날 주총에서 해외 시장 공략 계획도 내놓았다. 오뚜기는 주총에서 영문 상호 ‘OTTOGI’를 ‘OTOKI’로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직관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로 해외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차원이다. 풀무원은 유럽으로 본격 진출하고 동남아 및 오세아니아로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CJ와 풀무원 등은 배당절차를 주주친화적으로 재정비했다. 지난해말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업이 이사회 결정이나 정관으로 배당기준일을 배당액 결정 이후로 지정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정관 개정으로 투자자들은 이사회에서 정한 배당금을 미리 확인하고 주식 보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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